‘나만의 무기’, ‘One Thing’을 찾는 여정에 지치고 방황하던 시기, 자존감 회복이 절실했다. 아이를 등원시키고 하원할 때까지 홀로 남겨진 시간은 끊임없는 고민의 연속이었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쓸모 있는 사람일까?’, ‘내 생산성은 어디에 있을까?’ 같은 질문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 끝없는 고민을 이제는 마무리하고 싶었다. 정착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때 남편이 내게 취업을 제안했다. "집 근처 편의점에서라도 일해보면 고민을 잠시 잊고 마음의 환기가 될 거야"라는 조언이었다.
이미 이전 직장에서 나는 자녀가 우선인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로, 주변의 도움 없이 일을 하는 것은 늘 고려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래서 편의점도 자연스레 탈락했다 (사실 경력이 부족해 편의점조차 나를 채용하지 않았겠지만).
결국 인터넷 검색창에 여러 키워드를 두드려 보았다. '재택근무', '파트타임' 나의 상황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보려 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내가 희망하는 여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월 100만 원을 버는 일이 생각보다 현실에서는 녹록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찾아보니, 어느 스타트업에서 구인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근무 조건을 보니 재택근무가 가능해 보였고, 망설임 없이 경력에 없는 ‘마케팅’ 분야 인턴으로 지원했다. 지난 3년간 소셜미디어를 접했던 경험과 경력으로 나는 지원서를 열심히 준비했고 일할 기회를 얻었다.
사실, 내가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이런 포지션에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 들어보는 회사에, 인턴이라는 타이틀까지. 하지만 나의 자존감을 회복할 수만 있다면, 월 100만 원이라도 스스로 벌 수 있다면, 그리고 아이와 남편의 일상에 지장 없이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괜찮았다.
회사는 나와 3개월간 서로의 합을 보기 위해 프리랜서로 계약을 맺었다. 근무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로 재택근무로 진행하기로 했다. 월급은 이전 직장에 비하면 현저히 적었지만 목표했던 100만 원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처음 접해본 스타트업과 마케팅 분야였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일을 하다 보니 "열심히 해서 좋은 제안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한 결과, 어느덧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마케팅 매니저로 처음보다 괜찮은 급여를 받으며 근무하고 있다.
사실 마케팅 분야에 지원한 것도 경력 단절 동안 소셜미디어를 꾸준히 접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소셜미디어와의 경험이 없었다면 이 일을 시작할 용기를 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무엇을 해야할지 모를 때, 길이 보이지 않을 때 나는 글을 마구마구 써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이든 경험을 놓지 말라고. 그러면 길을 만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