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스케이트 보드
나는 늘 아티스트라고 불렸다. 글을 쓰는 일을 자주 했을 뿐인데.
작가는 사회에서 예술가라 불리므로 나도 그런 별명이 붙었다. 굳이 왜 그런 명칭일까 싶었지만 예술가라는 소리가 기분 나쁘지 않아서 나 스스로도 남에게 소개할 때는 예술가라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아티스트 데이라는 것을 현석님이 시작했다. 나는 글을 쓰고 아티스트 데이를 했다고 하려 했지만 늘 쓰는 글을 쓰려니 회의가 들었다. 글을 쓰는 게 정말 예술일까.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스케이트 보드를 발견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당근 마켓에서 보드를 구입했다. 먼 곳까지 일부러 택시를 타고 어린아이들이나 탈 것 같은 무늬의 보드를 사는데 두근두근거렸다. 어느 아저씨가 자기 아들이 안 타는 보드를 가지고 나왔다. 아티스트 주간이 되어 난 인터넷에서 보드 타는 방법을 알아보고 발을 굴러 달리기 시작했다.
한 번에 고꾸라진 나.
보드가 고장 난 건지 이쪽저쪽으로 처박는다.
또 회의가 들었다. 이게 예술이 맞나?
이렇게 형편없는 게 예술이라고?
이건 이동수단조차 안된다.
아주 오랫동안 연습해야 아마 이동수단에 근접한 물체가 될 것 같다. 평생을 타야 보드로 예술을 할 수 있을 거다.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평소 예술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알 수 있었다. 화려하게 자신의 솜씨를 뽐내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하는 예술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몇 번을 고꾸라져도 예술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보드를 타서는 글을 쓸 때처럼 절대 화려하지 못할 것 같았고, 그런 의구심이 가득한 채로 억지로 보드를 탔다. 그리고 아주 약간의 요령이 생겼을 때 두발을 올려 보드가 달리기 시작했고, 시원한 바람이 느껴졌다.
나는 새로운 예술을 배웠다.
Written by. 김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