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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 ur mind Mar 05. 2021

19살이 된다는 건.

<19금> 소녀의 이야기

2021년. 나는 이제 한국 나이로 18살이다. 18살이라니, 가끔씩 나도 내 나이를 생각하면 깜짝 놀랄 때가 있다. 19살이 될 때까지 아직 1 년을 더 기다려야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19금'의 의미란, <어른들만 보는 영화, 어른들만 마시는 술, 운전...> 등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법이 막는 것을 제외하고 원하는 자유를 다 얻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자유를 얻으면 내가 짊어져야 할 책임들이 더 많아지지기도 하겠지. 아직 어른이 아닌 나는 가끔씩 성인 세계의 많은 것이 궁금할 때도 많다. 가끔씩 어른들이 식사자리에서 술을 드실 때면 무슨 맛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영화에서 배우들이 담배 피우는 장면이 나올 때면 멋져 보여서 가끔씩 '나도 한 번은 피워보면 어떨까?' 라고 생각한다.


내가 19살을 지나 성인이 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은 바칼로레아(프랑스 대학 입학시험), 수능이 끝나고 친구들이랑 bar에 가서 술을 마시는 것이다. 그리고 운전면허를 바로 따서 자동차를 운전해 보고 싶다. 재즈바에 가서 예쁜 칵테일 하나를 시켜놓고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혼자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내가 성인이 된 나를 상상하며 꿈꾸는 로망 중 하나이다.


며칠 전, 나보다 2배 이상의 삶을 벌써 산 엄마랑 함께 글을 써보기로 하고 첫번째 주제는 '19금' 으로 하자고 정했다. 

엄마에게 질문을 했다. "엄마, 엄마가 생각하는 19금은 뭐야?" 

엄마는 싱겁게도 "야한거. ㅎㅎㅎ"라고 답하셨다. 그 순간 엄마의 입가에는 무슨 뜻일지 모를, 의미심장한 웃음이 피어 있었다. 

"엄마는 19금이라고 하면 야한거밖에 생각이 안 나나 봐?"라고 나는 엄마를 놀렸다.


이 대화를 하며 몇 주 전, 어느 날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엄마가 오랜만에 출근을 안 하는 날이어서 집에서 TV를 보고 계셨다. 무엇을 보냐고 물어보니 새로 나온 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이라고 했다.

"여기 나오는 드레스나 풍경들이 예뻐~ 너도 좋아할 텐데."라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숙제가 많아 잠시 방에 들어가 있었다. 물을 마시러 잠시 밖에 나왔는데, TV에서 갑자기 두 남녀가 뽀뽀하는 장면이 나오고 사랑을 하기 시작했다. 엄마는 갑자기 TV를 멈추고, "어... 너, 방에 들어가야겠다. 좀 이따 나와!" 라며 허둥지둥 말씀하셨다. 나는 그제서야 그 드라마가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엄마가 급하게 들어가라고 소리치던 그 상황과 엄마의 당황한 얼굴을 생각하면 아직도 조금 웃기다.


나는 엄마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걸 알고 있는데... 엄마는 아직도 나를 너무 애기로만 생각하시는 것 같다.



글, 그림 : 찰스 / 인스타그램 @slz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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