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07.
겨울을 데려오겠노라 휘몰아치던 비바람에 밤새 길 위의 나무들은 벌거숭이가 됐다. 빨갛고 노랗던 나뭇잎들은 낙엽이 되어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바닥을 뒹군다. 그렇게 바닥에서 나뭇잎은 갈색 옷을 입을 준비를 하고 있다.
옷을 내려놓은 나무들은 본연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인다. 휘거나 짤뚱한 가지들도 모두 드러낼 수밖에 없는 계절이 와버렸다. 숨기고 싶은 것들을 숨길 수 없는 계절이다. 나뭇잎을 벗은 마른 가지가 하늘을 향해 이리저리 뻗쳐 있다. 나뭇잎이 사라지니 나뭇가지 사이로 하늘이 비친다.
나뭇가지 사이에 언뜻언뜻 보이는 하얀 구름이 속삭인다. “이제 곧 겨울이야.”
구름의 속삭임에 마른 나무는 답한다. “맞아, 조금 있으면 눈송이들이 내려와 나의 가지를 채울 거야.”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은 오늘부터 빈 가지를 채워줄 눈꽃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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