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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잡스의 졸업 축사'를 다시 들었다

2012년의 '나'보다 더 깊이 이해한 2021년의 '나'의 기록

by Sayer Apr 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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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 유명한 잡스의 졸업 축사'는 다음 영상이다. (2005, 스탠퍼드대 졸업 축사)

잡스의 2005년 스탠포드대 졸업 축사

오랜만에 다시 듣는 잡스의 연설

You can't connect the dot looking forward,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

미래를 내다보며 현재의 경험들을 연결 지을 순 없지만,
현재와 과거 사건들만을 연관시켜 볼 수 있다.

1학기였나 2학기 대학 영어 수업 시간에, 해당 학기 강의를 여는 자료, 첫 번째 수업 자료로 접했던 영상이었다. *만약 이게 첫 자료가 아니었다면.... 이보다 앞서서 봤던 자료들은 머리에서 휘발되었단 것임ㅋㅋㅋㅋㅋㅋ


당시에는 그냥 '다양한 경험을 해라'로 이해했다. 두려워말고 다양한 경험을 하라는 말로 이해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다시 들어보니, 꼭 '다양한 경험'만을 강조한 것은 아닌 것 같다.

현재의 선택이 어떻게든 미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재탕(?!)의 힘

읽었던 책, 봤던 영화 등을 다시 읽고 볼 필요성을 느낀다.

같은 강연도 내가 살아온 경험이 쌓일수록 더 잘 공감하고 이해하고 전에는 발견하지 못한 가르침들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음... 먼저 고백하건대, 나는 스티브 잡스를 별로 안 좋아한다. 혹시, 잡스 팬분들이 이 글을 읽게 되신다면, 유감이다.

나는 중고등학교 때 안 겪었던 사춘기를 대학 가서 2년 정도 겪었는데, 상담실에 찾아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선생님께서 한 책을 권해주셨다. 스티브 잡스 주변인들이 그에 대해 말한 것들을 엮은 책, [Icon 아이콘].

잠깐 여담으로, 이 책에 얽힌 잡스 일화가 좀... 웃픈데 다음과 같다.
(출처: 나무위키. 근데 다른 기사에서도 예전에 봤음)

윌터 아이작슨이 집필한 자신의 전기에 대해 "내가 맘에 안 들 법한 얘기도 있겠지요?"라는 질문을 했는데 이 질문에, 아이작슨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잡스는 알았다고 한 뒤 "열 받고 싶지 않으니 지금은 읽지 않겠습니다. 한 1년 뒤에 읽어보지요. 그때까지 제가 살아있다면요."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두 달 좀 안되어 잡스가 사망했기에 이 말은 끝내 지켜지지 못했다.

혁신의 아이콘, 아이폰의 아버지로 대중 속에서는 추앙받지만, 동료들의 시각으로 본 그는 별로 매력적인 인물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건, 독선적이고 인간적 매력은 별로라도 세상에 한 획을 그은 인물임은 분명하다는 것. '획을 그은 경험'에서 배울 점은 분명 있다는 것이다.


PHP & DB 공부하다가,
재탕의 힘을 경험하다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

현재의 경험들(dots 점들)이
어떻게든 여러분의 미래와 연결된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지금 나는 웹앱 만들기 강의를 따라가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고 있다. 아직 입문 단계인 것이 확실한데, 이상하게 PHP와 DataBase부문에서 오류 메시지조차 이해가 안 되는 문제들이 거듭 발생했다. 그래서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DB파트까지를 한 번 다 마친 후, 진도를 더 나가지 않고 다시 PHP 이론 시작 파트로 돌아간 것이다!


두 번째 보는 거니까, '익숙하지 않으니까'라는 변명도 통하지 않을 테고, 마찬가지로 또 보는 거니까 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도 이해가 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리고, 그 기대는 실현되고 있다.


첫 번째 학습할 때는 부랴부랴 진도 따라가기 바빴지만, 실습을 한 번 '미리' 해본 뒤 다시 보니, '아 이래서 이 기능을 썼구나, 저래서 안됐던 거구나'하며 더 잘 이해하고 있다. syntax도 두 번째 본다고, '눈에 익은 것'이라고 취급하게 되어 아주 우습고 재밌다.

얼마 해보지도 않았으면서 익숙하대 ㅋㅋㅋㅋㅋㅋ

며칠 전에 찍은 dot도 이렇게 며칠 후의 내게 연결되어 강점이 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수년 전의 내 dots들이 지금과 미래의 내게 영향을 줄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이미 거기에 대해 쓴 글도 있네?!

아래 첨부 글 요약하자면: 초등학생 때 다례 대회 준비했던 인고의 경험이 개발 공부하는 내게 '무거운 엉덩이와 인내력'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라 X,
양보할 수 없는 가치를 사수하라 O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

'사랑하는 일을 하라'는 것은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것으로 종종 해석되지만, 나는 다르게 이해하고 있다.

'나에게 정말 중요한,
양보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것을 선택하라'

내가 뮤지컬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것에는 경제적 이유도 한몫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져도 당장 찾아가기 힘들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공연이라는 장르 특성상, 공연자인 '나'가 현장에 존재해야 한다. 자리를 뜨면 커리어가 박살날 수도 있다.


진짜 프로로서의 길을 가고 싶은가, 과거, 결정의 순간에 그 물음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 다소 극단적인 질문을 내게 던졌다.

가족과의 시간과 일터에서의 커리어,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할래?

입관체험은 거들뿐,
극단적 상상으로 가장 소중한 가치를 파악하다

진로계발 캠프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카드에 적고, 카드를 하나씩 버려, 3~5개를 남기세요'하는 활동을 한 적 있다. 무인도에 간다고 상상하라는 등 여러 방식으로 '극단적 상황'을 가정하여 선택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사실, 별로 도움은 안 되었다. 그때 선택했던 가치들은 내가 원하는 진정 중시하는 가치는 아니었다. 그저 '이 시간 내에 정해야 한다'며 미디어, 동급생들, 또는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은 그대로 선택을 했을 뿐.

때문에, 그 가치들을 기준 삼아서 선택했던 활동이나 경험들은 날 힘들게 하거나 불안하게 할 때가 잦았다.

*그러나, 고생으로 쌓아놓은 그 경험들도 언젠가는 쓸모 있게 활용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 )


내 가치를 탐색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된 경험은 입관체험이었다.

*입관 체험에서 느낀 바는 따로 글 꼭지를 뽑아내 쓰도록 하겠다.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참고로, 예전에 써두었던 글을 먼저 첨부해둔다.


대학에서 해본 입관 체험이 그 후의 내 선택, 결정들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입관 직전에 나에게 쓴 편지에서 발견한 내 가장 중요한 가치는 가족이었다. 가족으로 인해 속상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가정과 가족을 중시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몇 년 앞서 입관체험을 통해 나를 극단적 상황에 몰아넣고(물론 상상이지만, 상상이라도 제대로 몰입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세팅해주는 이런 경험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나의 가치를 고민하고 확인한 덕에,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확신을 갖고 결단할 수 있었다.


물론,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내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의 소중한 가치를 제대로 찾았다'라고 받아들인다.


If today were the last day of my life,
would I want to do what I am about to do today?
오늘이 인생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고 하는 일을 할 것인가?
Remembering that I'll be dead soon is
the most important tool I've ever encountered
to help me make the big choices in li
내가 곧 죽을 거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은,
내 인생에 있어서 큰 결정을 하는 것을 도와주는 중요한 도구이다.
There is no reason
not to follow your heart.
내 마음을 따라 살아야 한다.
(마음을 따라서 살지 않을 이유는 없다)

또 하나의 메시지,

갈망하라, 우직하게

Stay hungry, stay foolish.
계속 갈망하라, 여전히 우직하게

2005년 스탠퍼드대 축사, 그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 문장도 나는 dots와 연결 지어 이해하고 있다. 배수진, 악바리 근성과 더 가까운 '헝그리 정신'과는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 연결될 나의 경험들, 지식들을 계속해서 쌓아가기를 '우직하게, 갈망하며'해나가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훗날의 나는 이 메시지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게 될까?


오랜만에 듣는, 익숙하고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연설 덕에 다시금 '내가 만들어가고 있는 나의 미래 모습'에 대해 한층 더 기대감을 갖게 된다.


이 긍정 에너지로, 새로 시작하는 한 주도 힘내서 도전할 것이다!

:D


커버 이미지 출처: Photo by Tyler Nix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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