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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Apr 27. 2021

NASA 과학자는 말하셨지, 내가 아는 것을 공유해라

TIL 기록을 Tistory에서 브런치 & GitHub로 분산, 이전하다

이 글로 말할 것 같으면,

앞으로 혹시나, 혹시라도 "뭐 이런 깨달음, 이런 오류 해결까지 다 기록해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보고 각성하려고 쓰는 글이다.


아, 참고로 거듭 말하는 TIL이란 오늘 내가 배운것의 약어다. Today I Learned



NASA 과학자분의 조언

중학생 때, 운 좋게도 한 천문대에서 진행하는 영어캠프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선생님들은 NASA 출신 과학자들이셨고, 별과 기계와 기술과 과학을 몹시 좋아하고 관심을 갖고 있던 나는 영광이기도 했고 행복했다.

활동과제와 체험들이 모두 흥미로웠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이 없어서 발표활동을 할 때마다 뒤로 빼거나,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잦았다. 선생님들은 별로 신경 안 쓰신다고 생각했다. 내가 나서지 않아도 적극적인 애들도 많고, 나보다 더 많은 걸 아는 애들도 있을 테니까... 발표수업을 할 때만큼은 그렇게 반 발짝 정도 물러나 참여했다.


일주일 정도의 프로그램이 끝나고, 수료식을 하며 수고했다. 넌 잘 해낼 거다 등의 덕담과 조언을 들으며 작별인사를 건네는 시간이 있었다.

캠프에서 사귄 동생들, 동료들과 작별을 하고, 선생님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하려던 때, 나보다 먼저 나를 찾아주신 선생님이 한 분 계셨다.

다음은, 동양계 과학자 한 분이,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며 내게 조용히 다가오셔서 해주신 조언이다.

네 눈빛을 보면
(우리가 묻는 것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는데,
굳이 나서려 하지 않는 게 보인다.

네가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들을
사람들 앞에서 알리고, 공유한다면,
더 성장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네가 꿈꾸는 과학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가방끈이 길어질수록 그 과학자분의 조언을 실행으로 옮기는 경향이 짙어졌다.

하지만, 중간중간 옛 관성이 이어져서 좋은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 때는 싱가포르에 장학 연수?를 다녀올 수 있는 기회를 놓쳤지... 굉장히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는 다시는 놓치지 않으리! 하고 아는 것, 할 줄 아는 것 등을 페이스북 등 SNS에 표출하고 다녔다. 요즘 이런 거 하고 다니고, 이런 것을 했고, 무엇을 할 줄 안다고. 실제로 대학 재학 중에는 문화기획 동아리에 초대받기도 했고, 공연하는 동안에도 그 덕을 많이 봤다.

하지만!!!

사무직(공기업) 취업을 위한 수험준비를 하면서부터는 다시 손을 놓게 되었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버렸다. 내가 뭘 할 줄 안다고 내세우는 것보다 일단은 필기에 합격하고, 일단은 공기업에 대한 관심과 애정과 열의가 보이도록'서류와 면접' 준비를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젠 다시 상황이 달라졌다.

개발자에게 있어서 자신이 온라인에 남긴 기록조차 이력이 된다고 하는군?

사실, 책에 구멍 뚫리도록 파고파는 게 잘 안 맞는다는 것은 대학 때 알고 있었다. 내 친구들도 말해줬고. '넌 그것보다 잘하는 게 있잖아.' 하면서 말이다.


예비 개발자로서 "나는 이만큼 프로그래밍, 개발에 관심이 있고, 이렇게 성장을 했고, 이런 것들을 해봤어요 할 수 있어요!"라고 어필할 수 있는 기회!

브런치도, 블로그도, SNS도 있겠다,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욕을 앞세워 '나의 공부 이력을 공개적인 기록으로 남기기'를 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공부 정리 작업에서 비효율을 발견하다

실용적 학문이든 학문을 위한 학문이든, 저마다 중심이 되는 컨셉이 있다.

예를 들면 경영학은 효율, 경제학은 합리, 공연예술에서는 약속(루틴),

그리고 프로그래밍에서는 "중복되지 않음"!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초반에 내 TIL기록 작업은 굉장히 '프로그래밍적이지 않은'절차를 따랐다. 되게 비효율적이었다. 왜냐하면, 노트를 여기저기로 분산해놨기 때문이다. Slid 어플을 모를 때이기도 했고, 노션과 손필기로 작성한 노트를 취합해서 티스토리에 옮기는 작업은 그리 편하지도 않았고 시간도 오래 소요되었다. 한 번은 노트 정리를 하다가 이런 생각을 말로 뱉을 정도였다.

이럴 시간에 코드 실습을 하거나 강의를 두 개는 더 따라갔겠다.

생각이 여기 미치고 나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을 갖고 효율이 더 좋은 학습 정리 방식을 탐색했다. 그러다가 Slid 웹앱도 발견했고(얼마 전 데스크톱 앱도 출시되었다! 여전히 편리하다! ^^), 내 필기 방식을 랩탑에 단일화하면서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

그리고 또 중요한 변화는 TIL을 쌓아두는 플랫폼도 바꾸었다는 것!


내 TIL과 티스토리는 궁합이 별로야

변경 전까지는 일상에서의 TIL과 프로그래밍 관련 TIL을 티스토리에 주로 올렸다. 자기 PR 또는 PB가 중요한 이 시대에, 어딘가에 공개적 기록을 남길 필요성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방향은 좀 애매모호했다.

브런치야 원래 경험이 9할인 글을 써왔으니 괜찮았는데, 티스토리에 쓰는 개발 관련 기록은 뭔지 몰라도 부족하다 생각했다. 열심히는 쓰는데 부족한 것. 노력의 방향이 좀 엇나간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

'그런 느낌'이 들기에, 프로그래밍 이론이 아닌 TIL은 브런치로 기록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개발 공부중 접한 유익한 자료, 예비 개발자로서 나의 일상이나 생각 등에 관해서는 지금도 브런치에 작성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래밍에 직접 관련된 자료를 쌓아두는 것에도 티스토리는 어색했다.


고민하며 더 나은 기록방식을 탐색하던 찰나, 이 글을 발견했다.


깃허브에서 다시 시작한 TIL 기록!

깃허브에서 100 커밋을 달성했다는 이야기. 저자는 TIL을 위한 깃허브 저장소를 개설했고, 매일은 아니지만 100 커밋을 달성했다고 한다. 벌써 몇 년 전 글이지만, 내게 영감이 되었다. 귀한 사례 공유 감사합니다 :)


이전부터 깃 헙 저장소에 내가 공부한 자료를 올려두긴 했는데, 사례를 보니 공부 기록은 그렇게 쓰는 게 아니었다. 나는 수업을 따라한 예제 파일을 그대로 push 하면서 commit으로는 예제 1, 예제 2 등으로 대충 올려놓곤 했다. README는 뭘 써야 하는지도 몰라서 그냥 방치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위 글을 읽고 나서 깃허브에서 이런저런 TIL 저장소를 둘러보니 내가 깃허브를 활용한 방식에 대해 너무 부끄러워졌다 ㅋㅋㅋㅋㅋㅋ

딱히 귀찮거나 성의 없이 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너무 성의도 없고 프로그래밍에 관심도 없어 보이는 커밋과 저장소 활용법이었다.


그래서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먼저 좋은 사례들을 찾아봤다. 몇몇 TIL저장소를 참고하면서 내 저장소에 접목할 포인트를 캐치하려 노력했다.

파일만 통으로 올리는 게 아니라 README 파일을 통해 이리저리 링크시키는 거구나.
README를 메뉴판처럼 쓰는 느낌이다.
마치 온라인에 공개적으로 "나 이거 공부했어요"하는 바인더를 올리는 것 같다. 포트폴리오 북처럼!

그리고, 새 저장소를 개설하여 TIL 쌓기를 재개했다.


깃허브 TIL을 운영하는 마음가짐(feat.gif)

저장소 README파일 상단에 꼭 '이 저장소를 개설하는 나의 마음가짐을 표현하는 gif'를 넣고 싶었다.

훗날의 나조차 '굳이?'라고 반문할 수는 있는데, 그래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앞으로 매일 볼 페이지인데, 나를 위한 조언을 계속 상기시킬 gif를 넣어두고 싶었던 것이다. 매일 보면 매일 떠올릴 수 있으니까!


중학생 때 내 삶(적어도 여태까지의 삶)을 관통하는 귀한 조언을 해주셨던 과학자분을 떠올리며, 이 gif를 골랐다.

들숨에 자신감, 날숨에 의심.

ㅎㅎㅎ 어떻게 이렇게 쏙 맘에 드는 gif를 찾을 수 있었나 모르겠다.

덕분에 매일 나의 TIL저장소에 들락거리며, 매일 피식 웃고 한 번씩 괜히 따라 읽고, 과학자분의 조언도 떠올리고 힘을 낸다.

당장 안 풀리고 이해가 안 되는 문제점에 봉착해도, 그래서 아직 해결 못한 문제에 대해 저장소에 push 한 후 확인을 하러 가도, 결코 절망적인 생각은 하지 않게 된다.


깃허브 TIL저장소를 운영하기 전까지는 공부를 열심히 하긴 하는데,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난 구름 속을 걷는 망상에 빠져있는 건 아닐까 속상한 생각과 의심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TIL기록을 깃허브로 이전하고 운영하면서부터는 그런 근심은 없다. 내가 작성한 코드와 학습한 내용이 하나둘 쌓여가는 것이 가시적으로 아주 잘 보이기 때문이다.

RPG게임처럼, 경험치 바가 생긴 것 같다. ㅎㅎㅎ 이런 게이미피케이션은 내 원동력 중 하나가 되기 때문에 좋다!


점점 쌓여가는 TIL이 내 꾸준함과 관심과 성실함과 지식과 노력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보여주자!

프로그래밍에 있어서, 개발에 있어서 진심인 내 모습!

:D


gif출처: https://gph.is/g/4oMrRjK

커버 이미지 출처: Photo by Ilyass SEDDOUG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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