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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Apr 20. 2023

5:30, 올빼미족의 새벽근무 적응기

5:30부터 시작! 새벽 근무에 적응 중입니다!

낮에 활동을 하고, 해가 저물면 잠드는 것이 인체를 가장 건강하게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 훑어 읽었던 뇌과학 책에서는 뇌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을 소재로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자라. 그게 건강한 몸과 정신 유지 비결이다.'라는 교훈을 심어주었다.


그런데, 나는 이른 아침보다 늦은 밤에 더 쉽게 깨어 있을 수 있다. 밤 지새우기와 동트기 전 새벽에 일어나기 중에서 골라야 한다면 밤 지새우기가 더 수월해서 그쪽을 고를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 인간들의 많은 활동은 시작 시간을 고정해 둔 편이다. 학교도, 직장도. 보편적으로 아침 NN시라는 시작점이 정해져 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과정에서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바로 잠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학습량도, 참여하는 활동도 많아질 테니 잠을 줄여야 할 것이라는 조언이 무서웠다.

정확히는 '아침잠을 줄이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요즘 나는 교대로 새벽 근무를 한다.

아침보다 까마득한 새벽에 까만 밤하늘을 보면서 출근을 한다.


교대 스케줄 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도 염려했다.

낮이나 밤 근무보다도 새벽 근무가 걱정이었다. 아침잠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 적응하고 있다. 현재 진행형이다. 새벽, 낮, 밤을 번갈아 맡으며 일하는 근무 패턴에 적응 중이다. 아직까지는 나름 잘 적응하고 있다. 지각도 없고, 결근도 없다.


하지만, 순조롭지는 않다. 눈에서 잠기운이 뚝뚝 떨어지는 채로 서류를 작성할 때가 있다.

목도 잠에서 덜 깨어 잠긴 상태로 서비스 톤 인사 및 안내를 하려다 보니 삑사리가 나는 경우도 있다. ㅋㅋㅋㅋ


교대하는 스케줄 근무에 적응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스케줄을 '남이 시켜서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가꿔보자는 아이디어였다.


취침 후 기상에 관해 작년에 알게 된, 내 웃긴 특성이 있다.

다른 사람들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나는,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 눈을 뜨는 것을 즐거워한다.

늦잠을 자든, 일찍 일어나든 내가 스스로 일어나는 것이 좋다. 물론 알람의 힘은 빌리겠지만 말이다.

가족이나 친구나 어떤 연락으로 잠에서 깨면 그날은 하루종일 불만이 남아있다.


어차피 잠들었다가 눈 뜨는 것은 똑같은데 왜 한쪽은 하루종일 에너지 넘치고 한쪽은 온종일 억울함이 남아있는지 궁금했다.

자발적인 시작과 비자발적인 시작의 차이가 아닐까?라고 짐작했다.


이 아이디어를 스케줄 근무 적응에도 활용하고 있다.

비자발적으로, 회사에서 이렇게 하라니까 시간을 바꿔가며 근무한다는 생각을 하면, 하루가 다르게 지칠 것이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한다고 '착각'하게 만든다면? 좀 덜 지치지 않을까?


그래서 근무 전후로 다른 볼일이 없을 땐, 헬스장에 출석도장을 찍고 있다.

이제 한 달이 조금 넘었는데, 성공적으로 하루 루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운동을 하고 나면 활기가 돈다.


그럼에도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고, 출근 준비를 하고, 마침내 집을 나서서 이른 근무를 하는 것이 녹록지는 않다.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몸이 늘어지듯 지치지는 않고, 약간 피곤한 정도로 그친다. 이마저도 다른 날보다 좀 더 잠을 자면 회복이 된다.


내 나름의 자기 관리 방법을 한 가지 터득하고 있는 듯 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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