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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 Feb 01. 2024

제법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어느 지방 방송작가가 바라본 노동과 연대에 관한 작은 이야기



ㅡ 지방 방송작가의 현장 스토리!!!
ㅡ 결혼한 여자와 애까지 낳은 여자라는 편견은 아직도 존재한다.
ㅡ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
ㅡ 열정페이 말고, 안정적인 일터를 바라는 연대의 목소리!!!


 # 일하는 여성으로서의 삶


p82
여성에게 일이란 존재성과 정체성으로도 연결된다. (...) 나 역시 그랬다. 노동만 놓고 보면 일을 하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그 일의 장소가 집 안에서 집 밖으로 바뀌는 순간, 위치가 달라졌다. 당장 가정 내에서 그랬고 친가와 시가에서도 나를 대하는 분위가 달라졌다.
p130
"작가가 애를 낳으면 머리가 나빠진대나 어떻대나, 그러더라고."
(...)
"그러니까 내가 애 낳은 아줌마는 뽑지 말자고 했잖아. 아무래도 떨어진다니까, 기능이."
p193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프리'하게 말 한마디로 고용하고 해고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 이 업계이다. 그런 방송작가들을 보호하겠다고 만들어낸 '계약서'라면 좀 더 현실적인 내용을 담아낸 문서여야 하지 않았을까.



# 작가 권지현의


p34
글은 나에게 말하기의 방편이자 도구였고, 한편으론 마음놓고 속을 드러낼 수 있는 안식처였다.
p95
작은 매체를 통해서나마 내가 외면할 수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내고, 너무 세밀해서 징글징글한 이야기를 정직하게 풀어보기로. 숭고하기보다 정직하게.
p147,148
내가 떡볶이를 좋아하는 방식이 누군가의 기준에는 미달일 수 있겠지만, 나에겐 최고의 방법이다. 그리고 오래도록 좋아하고 긴 시간 사랑하는 데는 자신이 있다.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라는 위치에서 그들은 여전히 약자였고, 부당한 대접을 받았다.
유연한 연대를 유지하며 서로가 소통하는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현재.
작가는 지방 방송작가로 힘든 노동을 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불안한 취업 상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남들과 똑같이 밤낮으로 일하고 휴일도 없이 일하지만,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매년 4월이면 재계약의 늪에 빠지고 만다.
잘 살아내기 위해 모인 사람들. 그들의 목소리를 글로 말로 옮겨놓은 책을 만났다.


저자는 라디오를 끼고 살던 꿈 많던 소녀였다.
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좋은 멘트는 녹음에 필사하는 열정까지 갖춘 예비 방송작가였다.
지방에 사는 대학생이 서울까지 방송아카데미를 다닐 순 없었고, 방송사를 공략해 피디와 작가들에게 이메일 보내는 열의를 보였다.

저자의 삶엔 대충 되는대로 해보는 일은 없었다.
방송작가가 좋아서 도전했고 20년 넘은 시간을 꾸준히 지켜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늘 최선을 다했고,
'너무 다 줬다'는 말을 늘 듣게 된다.
심형탁이 도라에몽을 좋아하듯 할 순 없지만, 뜨뜻미지근하게 오래 좋아하는 건 누구보다 자신 있는 작가.


열정 많은 사람이었다.
그냥, 한 사람.
여성, 남성으로 구분 지을 필요 없는 사람일 뿐이었다.

하지만 사회생활은 녹록지 않았고,
말하지 못한 말, 참아야 했던 처우는 차고 넘쳤다.
여자라는 이유로,
기혼자라는 이유로,
엄마라는 이유로.
자신도 언제 괘씸죄로 해고될지 모른다는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그래서 저자는 멈춰 있지 않고 나아가려 했다.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모여 소통했고,
방송과 글로 자신의 생각을 알리는 일에도 열정을 멈추지 않았다.
이 책 또한 그런 취지에서 탄생한 것이 아닐까.


 방송작가의 리얼한 현장이 궁금하신 분.
프리랜서 작가님들을 위한 연대 활동이 궁금하신 분.
읽어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책이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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