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한민국
라파스의 에스파냐 광장과 세멘테리오, 하엔 거리, 마녀시장,
로드리게스 시장과 엘 알토까지 오르내리던 붉은 텔레페리코, 그 모든 풍경에 그가 있었다.
짧았다면 짧았던 그 시간 동안,
우린 지구 반대편의 먼 나라에서 왔지만 그곳에서만큼은 누구보다도 가까웠다.
그렇게 가까웠기에, 결국 다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오전에만 일을 하던 나는 오후에 출근하는 그로부터 “이제 간다”는 짧은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괜히 기분이 좋아졌고, 그 한 문장을 하루 종일 마음속에서 되새기곤 했다.
이 이야기는 그와 함께했던 계절들의 기억이다.
나만 간직하기엔 너무 아까운,
그래서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한 시절의 기록이다.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그리움에 잠 못 이루는 밤,
이 이야기로 잠시라도 위로받을 수 있다면,
나는 참 기쁠 것이다.
2025년 4월 어느 날,
박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