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떤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려고 그것을 메모해 놓았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어떻게 끝내야 할지가 막막할 때가 있다. 사실 29번째로 올릴 다른 글을 쓰고 있었는데 도무지 어떻게 글을 이어가야 할지가 막막해서 서랍에만 묵혀두고 있다. 글은 완결이 안되었지만 그래도 요즘 무언가를 쓰고 싶어서 아무런 주제 없이 '아무 글 대 잔치'를 시작했다.
2. 점심 식사시간 이후에 카페에 오게 되면 확실히 사람들이 많이 들락날락거린다. 앞으로도 커피의 수요가 점점 더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것 같다'.
3. 벌써 두 달 전부터 손목이 좋지 않아서 3주 전부터 외과를 다니기 시작했다. 제주도에 다녀온 이후부터 손목이 좋지 않았는데 도대체 왜, 뭐 때문에 이렇게 된 건지 나도 기억이 잘 나진 않는다. 어딘가에 부딪혔던지 했겠지만 왼손이라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처음엔 인대가 늘어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삼각 섬유연골이 찢어졌다는 소견이 나왔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이건 손목을 주로 사용하는 운동을 하는 선수들에게 주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 병원에선 '연골 강화 주사'라는 것을 맞고 있는데 맞고 나면 식은땀이 주룩주룩 난다.
처음 주사를 맞았을 때 처방받은 진통제는 3주가 지난 지금도 남아있다. 어쩐지 약을 먹고 나면 몸이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서 그냥 통증을 참고 있는 중이다. 하, 언제쯤 괜찮아지려나...
4. 사실 조만간 신체검사를 받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내 손목 상태나 이 주사약 때문에 내 신체가 건강함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기에 부적합하다는 판단이 내려질까 봐 걱정이다.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이 주사는 포도당이고 실제로 도핑테스트를 하는 국가대표 선수들도 맞는 주사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지만 이래나 저래나 걱정이 안 될 리가 없다.
5. 타자기를 두드리는 소리는 정말 기분을 좋게 하는 것 같다.
6. 졸리기 시작했다. 20분 전에도 주사를 맞고 왔는데 어쩐지 지난주보다도 더 아팠고 그래서 순간적으로 긴장을 많이 해서 그런지 지금 너무너무 졸리고 피곤하다.
7. 머리카락이 많이 길었다. 나는 머리숱이 일반 사람들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에 머리를 관리하는 시간이 남들보다 훨씬 많이 든다. 미용실을 가도 손이 많이 가는 볼륨 매직이라도 해달라고 하는 날엔!!! 어휴!
몇 년 전일이다. 고향에 있는 단골 미용실에 볼륨매직을 하러 갔는데 어쩐지 언젠가부터 자꾸만 디지털펌기기로 머리를 말아버리는 것이다. 볼륨매직과 디지털 펌은 엄연히 다른 거 아닌가? 구불구불 꼬불꼬불 '파마'가 아니라 볼륨이 있는 C컬 매직을 원했던 건데 말이다. 귀찮은 건 알겠는데, 이건 아니지 않나. 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고 호구가 된 것 같아 기분이 더러웠던 찰나 그 미용실에 술에 취한 아저씨가 들어왔고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그 바람에 어느 누구도 디지털펌 기기에서 내 머리카락이 다 탈 때까지 신경을 쓰지 못하는 그런 사건이 있었다. 상황이 정리되고 디자이너가 와서 머리를 풀자 딱 봐도 머릿결이 타서 바스러질 정도인데 이래저래 말을 돌리며 어떻게든 스타일링을 해서 실패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도록 노력하기 시작했다. 그래, 정말 다행히도 위험한 상황은 수습이 되었으나 내 머리카락은 수습이 되지 않았다. 이튿날 집에서 머리를 감은 후에 본 내 머리카락은 정말, 내가 당일 생각했던 것 보다도 훨씬 최악이었다. 아... 이래서 원장이 나에게 에센스를 무료로 줬던 거구나. 그렇게 머리카락이 안 빗어질 수가 있다는 걸 그때 처음 느꼈고 머리카락이 끊어진다는 것을 처음 경험했던 때였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그 미용실은 다시는 가지 않았다.
8. 다만 그렇게 다 타버린 내 머리카락을 복구하는데 시간이 엄청 걸렸다. 빗질도 제대로 되지 않았던 머릿결이었는데 대학교 근처 동네 미용실에 염색을 하러 갔었다. 그곳 원장님은 아니나 다를까 내 머릿결을 보더니 심각하다 못해 삭발을 해서 다시 길러야 한다는 말까지 하셨었다. 사실 염색을 하고 싶어서 방문했었던 건데 이 상태로는 안된다며 절대로 염색을 해주지 않으셨다. 나는 머리 색깔을 바꾸면 색상에 따라서 사람의 분위기가 바뀌고 달라 보이는 것 때문에 염색하는 것을 좋아하고 자주 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머리 상태로는 머릿결은 더 상하고 색은 더 빨리 빠진다고 차라리 영양이 시급하다며 그것을 하고 한 달 뒤에 다시 찾아오라고 하셨다. 결국 머릿결 케어만 받고 나왔다. 그것 조금 했다고 머릿결이 순간적으로 좋아진 느낌이 들었고 염색에 욕심이 많았던 나는 '어, 그럼 뭐 내 혼자 집에서 셀프로 염색해야겠다'라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결국 염색약을 사서 셀프 염색을 했다. 이후에도 하지 말라는 건 꼭 하고 싶은 어린애 마음처럼 한 달에 한 번꼴로 머리 색을 바꿨었는데 빗자루 같던 머릿결이 그래도 그나마 버텨줬던 이유가 유튜브를 보면서 헤어 홈케어 정보를 모아서 따라 하곤 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9. 그리고 나는 요즘에도 염색만 하고 펌은 하지 않는다. 다만 세 달 전에 38mm 봉고데기를 샀는데 참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숱이 많아서 머리를 하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초반보다는 고데기 스킬이 점점 느는 것 같아 나름 만족한다. 가장 좋은 점은 아무래도 내가 원하는 자연스러운 스타일링, '손. 이. 고(손님, 이건 고데기예요.)'스타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아닐까.
10. 이런... 머리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할 줄 알았더라면 그냥 29번째 글을 헤어에 관해서 쓸걸 그랬나 보다.
11. 그나저나 이상하게 오늘따라 손이 더 아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