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닐뿐더러 어른이 되어서 한 번도 등산을 했던 적이 없었기에 산을 오르는 내내 너무 힘이 들었다. 숨이 턱끝까지 차 오르는 건 기본이고, 예쁘게 포장된 길이 아닌, 작은 돌들과 나무뿌리, 흙들이 뒤엉켜 있는 길들을 오르니 쉽고 짧은 거리임에도 더 길고 힘들게 느껴졌다. 그러던 도중 정상처럼 뻥 뚫려서 아래가 훤히 보이는 중간 정상에 도착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정말 웅장하고 멋져 체력적 한계를 느끼고 있던 나에게 큰 성취감과 만족감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다 보니 "이 정도면 됐다. 그만 올라갈까?" 하는 포기의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문득 친척 어른의 말이 떠오르면서 인생을 살면서도 고작 중간까지 왔을 뿐인데 쉽게 만족하고 포기하면 더 큰 성취감을 잃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다시 마음을 다잡은 후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고 그렇게 또 한 번의 고비와 마주치게 되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길은 더욱더 험난해졌다. 길보단 돌이 훨씬 많았고, 경사도 급경사 지역이 많아 그동안 올라왔던 길보다 더 힘이 들었다. 정상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다리가 후들거리고, 남은 체력이 없음이 느껴졌다. 잠시 정상을 앞에 두고 숨을 고르면서 이래서 대부분 사람들이 바로 앞에 성공을 두고 좌절하여 성공하는 이가 몇 없다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등산과 마찬가지로 인생도 성공의 최고점을 찍기 바로 직전이 가장 힘들고 어렵다던데, 어쩌면 힘든 이 순간을 버티는 능력이 인생에서 성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중간 정상에서 보는 풍경과는 비교도 안되게 탁 트여있었고 웅장한 하늘을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다. 삶에서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조언 중 산이 우리에게 해주는 조언은 버티기 승부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