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증이 심하고, 감정에 잘 휘둘리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 ‘불안’이라는 감정이 생기면 걱정을 하느라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렸을 때는 불안이라는 감정에 대해 별다른 생각 없이 그냥 일이 잘 해결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매번 내가 생각했던 것에 비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나 혼자 결과도 모르는 일에 끙끙대며 보내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나는 내 감정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쉽게 말하자면 내가 불안함을 느낄 때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똑바로 마주 보고 가장 밑바닥에 깔린 이유를 찾아가는 것인데, 나는 가장 밑바닥에 있는 이유가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 이유를 찾기 위해 감정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예전에 “작가가 되지 못해, 평생 백수로 살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이 들었을 때가 있었다. 이런 불안감에 글도 제대로 쓰지 못했고, 좀 더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내 불안이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만 더 짙어졌다. 이때 처음 나는 불안이라는 감정과 대화를 했었는데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A: 작가가 되지 못하면 어떡하지?
B: 왜 이런 생각을 해?
A: 성공한 작가가 되기는 어려우니까. 글로 밥 벌어먹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니까
B: 내가 작가가 되기 위해 한 일은?
A: 없다.
B: 성공한 작가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A: 글을 많이 쓰고,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B: 지금 내 모습은?
A: 알 수 없는 미래만 상상하며 귀찮다는 핑계로 하는 일 없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불안과 대화하듯 그 감정을 똑바로 바라보면 그 감정이 나에게 생긴 원인을 알 수가 있다. 위에 대화에서 보이듯이 귀찮다는 핑계로 불안하다는 작가의 직업적 특성만을 생각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작가가 되고 싶다는 나의 생각이 불안함을 일으키는 원인이었고, 나는 이후 불안함을 없애기 위해 하루 1시간 독서와, 짧은 글이라도 1일 1 글을 원칙으로 하며 지내고 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전보다 불안함도 많이 줄었고, “어떤 글을 쓸지”에 대해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연인, 친구, 나 자신, 그 어디서 오는 불안이든 불안은 내 안의 무언가가 결여되었을 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살면서 대화를 가장 많이 하는 상대는 나 자신이다.'라는 말이 있듯 불안한 감정이 생겼을 때 마냥 “어떡하지?” 하며 불안해 하기보단, 감정을 마주 보고 대화를 시도해보자.
감정과의 대화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어야 더 이상 당신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