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23th
1. 돌이키니 참으로 많은 유의미한 것들이 귀하게 오고도 갔고, 놓치고도 놓았다. 나를 수렁으로 끌고 가던 외로움은 당연한 소울메이트가 되었다.
돌고 돌아 결국 다시 사랑을 찾는 나를 다독이며 책찍질을 한다.
늘 존재하지 않는 진짜의 답을 찾던 나는 역시 진짜는 없다 생각을 하며 어떻게든 흐르려고 하지만 여전히 사랑이 나를 구원할 것이라 여기니 역시 사람 고쳐쓰기 어렵다.
무엇인지 모르는 무엇을 그리워하며 나는 지금 사랑을 논할 수 있을까 그것은 사랑인가 어린아이 물장난 같이 즐겁고도 금방 지치는 그런 마음인가 마음은 돌고 돌아 다시 처음과 같이 나아가고 있다.
2. 비워내도 채워지는 계절이 오고야 말았다.
식물은 무럭무럭 자랄 것이고 가차 없이 비를 뿌릴 것이며 나는 관절통을 운운하며 하늘에서 뭔가 떨어지면 술을 먹어야지 말하며 능청스레 술을 마실 것이다. 조그마한 머릿통 속 생각을 정리하자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쌓인 이 생각들을 어떻게 다 정리해 넣을까 삶은 잘만 흘러가니 중요한가
3. 그 사람은 나에게 표현할 수 없는 편안함을 준다. 깊이 고민하지 않았고, 그럴 필요 또한 느끼지 못했다. 나와 다른 그 사람은 늘 웃었고 엉망이라 말하는 내가 엉망이라도 좋다고 했다. David bowie가 부르는 비틀즈의 노래를 들으며 영 엉망이네 생각하면서도 또 명곡은 명곡이다를 생각하니 노래가 중요한가 부르는 사람이 중요한가 술에 취하는 내가 중요한가 의식의 흐름은 끝없이 흘러간다.
14th June 한강공원
자유에 대해서
자유를 생각하고자 하니 당연하게도 자유롭지 않음을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가장 자유로운 것은 무엇인가? 나는 지금 흠뻑 자유롭다고 느끼면서도 is this freedom free를 생각한다. 새가 구애하는 반복적인 소리 같은 게 들리며 참새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어떠한 이유로 계속 곁을 맴돈다. 개미가 돗자리 위를 넘나들고 산들바람이 부는 이곳에서 나의 입가에 묻은 코코넛을 핥아먹는 그녀와 내가 오늘의 자유라고 정의하고 싶다.
자유
날아가는 저 새는 어디로 가고 싶을까
나에겐 날개가 달려도 날아갈 곳 없네
나선을 그리며 춤추는 나비는
춤을 추고 싶을 만큼 기쁠까
낮잠 자는 새까만 아저씨는
무엇에서 도망쳐 이곳에서 잠을 청할까
그저 나에게 찾아야 하는 것
방구를 뀌지 못하는 자유로움
나무
나무를 주제로 하자는 이야기를 듣고는 고개를 들고 나무들을 둘러보았다. 자유에 관하여를 논하다 보아서 그런지 동선에 방해되지 않게 잘려 구불구불한 나무들이 잔뜩 보인다. 우렁찬 풀잎에 메마른 가지를 둘러싸인 나무, 단단한 양팔 벌려 머리 위 그늘을 주는 나무, 동그란 나무, 네모난 나무
도망가는 법 없이 자리를 지키기에 존경스럽다.
나무
그녀는 쉬운 것일수록
어렵다는 걸 배워가는 새싹 같은 사람
빽빽한 나무들 속에서
그녀도 어떠한 나무가 되겠지
자유로운 나무가 될 것
그늘을 주며 기꺼이 쉼터가 되어줄 것
그리고 나는 그 옆에서 널 바라보는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