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25th Feb

by Space station



23년 7월 메모 중 ‘스치는 생각 보고 싶고 그리워할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것일 수 있겠다 ‘에 대하여


이 생각을 했던 이유는 아저씨가 엄마에게 시를 써줬다는 걸 듣고 난 후일까 아저씨는 나에게 여자가 받을 수 있는 것 중 가장 유의미한 선물이 무엇인 것 같냐고 물었었다. 엄마는 옆에서 집? 차? 등을 운운하며 농담을 했었고 나는 건조하게 뭐가 있을까요~대답했었다.

아저씨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시길 운전 중 신호에 걸려 기다리다가 문득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누군가는 저들을 그리워할 거고, 저들도 누군가를 그리워하겠지’ 생각을 하다가 엄마를 위해 시를 쓰셨다고 했다.

바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시를 썼다며 읊어주셨다 했고, 나에게도 들려주겠다며 목소리를 가다듬으셨었다.

대충 기억나는 내용은 ‘보고 싶고 그리운 님이 그대라서 행복’ 하단 내용이었는데 스스로 감탄하시며 너희 엄마는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며 으스대셨고, 엄마는 민망해하면서도 내심 좋아하는 얼굴이었다. 사람이 사람에게 받을 수 있는 가장 유의미한 선물은 마음이 맞는 것 같다.

물론 집과 차도 굉장히 받고 싶은 유의미한 선물이긴 하다. 엄마와 아저씨가 만난 건 양쪽 모두 하늘이 도운 일 같다.

23년도 7월이라면 J와 헤어지고 한창 힘들 때였을 거고, 그럼에도 문득 그녀를 그리워할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를 생각했던 것 같다. 23년 7월 어느 순간의 생각으로 지금 돌아보니 그 지독했던 그리움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2년이 지난 요즘 많은 상황들이 달라졌지만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도 전보단 성숙해진 마음으로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 같다. 예전엔 그리움과 외로움에 휘둘렸지만 이젠 그리움은 그리움으로 분리할 수 있는 마음을 갖췄다. 그렇다고 그리움이 쉬워졌다는 말이 전혀 아닌 여전히 누군가가 그립고 보고 싶어 허우적 대지만 그래도 그리워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에 다시 감사해보려 한다.


-이동진 블로그 중(사진)

keyword
작가의 이전글To freely blo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