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of Nov
하루는 지긋하게 느리고 들어보면 끄트머리로 몰려있는 하룻밤 영하로 치닫는 기온에 출근 전 털잠바를 만지작 만지작 마음 닿을 곳 없는 계절에 가닿았다.
계절의 변화를 체감할 때는 각종 마음의 병들이 난동을 부려대니 다시 지겨운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기분 조절 기분 조절,,,
각오란 약속과 같아 깨어져야 마땅하고 다짐했던 각오들은 지난 트롤퉁가와 같이 자연스레 흐려지니 둥근 해 미친 게 또 뜨면 눅눅한 눈두덩이를 칠하고 귓구멍에 음악을 쑤셔 넣으며 힘차게 걸어가는 아유 하기 싫어 죽겠네!
가장 좋아하는 계절을 묻노라면 늘 가을이라 답하지만 이번 가을은 나를 배신했다. 가을 없이 겨울을 논하자니 병든 정신에 소금이 뿌려진다.
생일 주간은 이유 없이 우울 슬럼프에 빠지곤 했는데 겨울의 기로에 놓여서였을까 11월 비명을 지르며 태어난 아기는 수십 년이 지나도 비명을 지르고 있다. 어떻게 하면 정체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순수하면 아름다운가 가슴에 손을 얹고 떳떳할 마음인가 어리석어 판단할 수 없지만 늘 이런 세상을 이렇게 살아가는 예사의 마음이라 괜찮다.
어느새 다섯 달이 되었다는 우리의 어설픈 사랑은 약지에 묶인 붉은 실은 없지만 결속의 반지를 굳게 끼고 뜬구름 같은 미래를 어린아이처럼 떠들다가는 허망함에 웃음기 가셔 버리는 어른의 사랑
다가오는 아픔을 알고도 우리는 사랑을 선택하고 이 섣부름을, 후회하는 마음과 후회하지 않으려는 마음마저 결국 후회하게 될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아무것도 모르는 어른들에겐 어쩌면 죽어가는 낭만을 지키며 사랑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숙제일 수도
가을 밤 의식의 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