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제
잃어버렸다.
아니 삭제해 버렸다.
소중히 하지 않았기에
소중한 지 몰랐기에
무심코 누른 한 번의 버튼에
지난 몇 년의 자료들이 조용히 삭제되었다.
어쩌면 작년 이 맘때
우연히 마주하게 된 드라마 원고 제안에
그 동안 퇴고에 퇴고를 거듭하기를 다짐하며
묵혀두었던 원고는 이미 그 때 삭제되었는지 모른다.
새롭게 단장된 책상과 컴퓨터,
지난 일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나름의 원고 작업들.
잃어버렸기에 아니 삭제했기에
이제 선택만 남았다.
다시 시작할래?
아니면 주저 앉을래?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선물,
난 미처 몰랐지만 산타할아버지가 큰 선물을 주고 가셨다.
다시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