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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ritose Dec 02. 2024

1-2. 나의 ‘상처’와 이야기하기

우리의 상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거울이자, 상처를 위로하는 친구

우리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우리가 마주하기 힘든 상처가 자리하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때로는 잊은 줄 알았던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나를 지배하며 고통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치유의 글쓰기'는 이 상처를 피하지 않고 글을 통해 마주하며, 이를 치유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입니다. 글쓰기를 통해 상처와 이야기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회복의 길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됩니다.





1. 상처를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이유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상처를 글로 표현하기를 두려워합니다. 그 이유는 다양합니다.  

    고통을 다시 마주하는 두려움: 상처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과의 대면: 글을 쓰는 동안 억눌려 있던 슬픔, 분노, 수치심과 마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완벽하지 않아 보이는 글에 대한 부담감: 글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할까 봐 걱정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상처를 글로 표현하는 과정은 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중요한 첫 단계입니다. 글쓰기는 단순히 과거의 고통을 기록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고통을 재구성하고, 상처 속에서도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 돕는 과정입니다.




2. 효과적인 글쓰기 도구: 비유와 상징 사용하기

상처를 글로 표현하는 일이 어렵게 느껴질 때, 비유와 상징을 사용하면 훨씬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상처를 표현하기 부담스럽다면, 이를 다른 사물이나 자연 현상에 빗대어 표현해보세요.


비유의 예  

    "내 상처는 태풍이 지나간 황폐한 들판 같다. 잡초만 무성하고, 나무들은 뿌리째 뽑혀 있다."

    "그날의 기억은 가슴 한쪽에 박혀버린 유리조각 같다. 조각을 꺼낼 때마다 아프지만, 남겨두면 더 큰 상처를 남길 것이다."  


상징의 예  

    과거의 실패를 부서진 유리창으로 표현

    헤어진 관계를 겨울의 나뭇가지로 묘사

    불안을 불완전한 퍼즐 조각으로 나타냄


이렇게 감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면, 상처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더 깊이 탐구할 수 있습니다.



3. 상처를 글로 재구성하기: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

글쓰기는 단순히 과거의 경험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이를 통해 상처의 의미를 재구성하고, 성장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칩니다.


1단계: 사건 기술하기

과거의 상처를 구체적으로 묘사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고, 내가 어떻게 느꼈는지를 서술해보세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싸우는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항상 두려움에 떨었다."  


2단계: 감정 표현하기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을 솔직히 적어봅니다.  

    "나는 그때 무력했고, 내 존재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꼈다."  


3단계: 관점 바꾸기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를 바라본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을지 적어봅니다.  

    "그 상황은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 모든 것을 견뎌내며 여기까지 살아왔다. 나는 충분히 강했다."  

이렇게 글로 과거를 재구성하면, 상처 속에서도 내가 배운 것과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는 상처를 더 이상 부정적인 기억으로만 남기지 않고, 나를 성장시킨 경험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이 됩니다.



4. 상처와 대화하는 글쓰기 연습


연습 1: 내 상처를 상징으로 표현하기  

    지금 떠오르는 상처를 하나 선택합니다.

    그 상처를 하나의 사물, 장면, 혹은 자연 현상으로 비유합니다.

      예: "내 상처는 부서진 오르골 같다. 멜로디는 어딘가 삐걱거리지만, 여전히 아름답게 들린다."

    그 상징을 중심으로 글을 써 내려갑니다. 어떻게 그 상징을 다시 고칠 수 있을지 적어보세요.  


연습 2: 나에게 편지 쓰기  

    과거의 나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 당시의 상황과 감정을 적고, 지금의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을 써보세요.

      "어린 나야, 너는 참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구나.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모든 시간을 견디고 이 자리에 서 있어.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말아줘."

    이 편지를 통해 상처를 위로하고 수용하는 연습을 해봅니다.  


연습 3: 용서와 해방의 글쓰기  

    상처를 준 사람이나 상황에 대해 편지를 씁니다. 이 편지는 절대 전달되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그 사람 혹은 상황을 용서할 준비가 되었을 때, 그 과정을 글로 적어보세요.

      "나는 네가 나에게 한 행동을 절대 잊을 수 없겠지만, 이제는 이 상처를 붙잡고 있는 것이 나를 더 아프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나를 위해 이 상처를 내려놓는다."    


5.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필요한 마음가짐

글쓰기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솔직함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상처를 글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완벽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감정을 진솔하게 마주하는 것입니다.

또한,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오늘 글을 쓴다고 해서 바로 아픔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꾸준히 글쓰기를 실천하다 보면, 상처가 점점 가벼워지고, 나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힘이 생길 것입니다.





상처와의 대화로 시작하는 치유

상처와 이야기하는 글쓰기는 단순히 아픔을 끄집어내는 작업이 아닙니다. 이는 상처를 수용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며, 더 나은 나로 나아가기 위한 여정입니다. 글쓰기는 우리의 상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거울이자, 그 상처를 위로하는 친구와도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상처에 한 줄의 글을 남겨보세요. 그것이 치유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강하고, 글쓰기를 통해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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