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돌적. 즉흥적. 바로바로 해결해야 직성 풀림.
차분함. 원인 파악. 일단 감정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이성적으로 접근함.
반대말을 쓴 게 아니라 문제에 부딪혔을 때 나와 남편의 대응 태도이다. 어쩜 이렇게 다를까. 달라서 멋졌던 부분이 이젠 너무 답답하게 느껴진다. 좋았던 게 싫어지면 헤어질 때라는데. 다행인 건, 나는 스스로를 꽤 비판적으로 보고 셀프 반성도 잘하는 편이라 나의 부족함에 대해 내색은 하지 않을지라도 파악은 어느 정도 하고 있다.
자존심 때문이든 부끄러워서든 나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는 있지만 스스로 먼저 표현하지는 않는다. 남편의 연애시절 장점이 결혼하며 단점으로 보이다가 이제는 그게 다시 그 사람의 장점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결혼의 좋은 점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의 장점을 자세히 보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문제에 부딪히거나 과제가 떨어졌을 때 그걸 해결하기 전에는 조바심 내며 어쩔 줄 몰라하는 나는, 나 자신은 물론 주변인까지 피곤하게 하는 성격이다. 하지만 남편은 모든 걸 혼자 감내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사람처럼 특히나 힘든 일을 겪을 때 묵묵히 혼자 해결하는 편이다.
신혼 때는 그런 것도 서운하고 불만이었다. 내가 엄연히 옆에 있는데 혼자서만 감당하려는 모습이.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게 얼마나 큰 배려이고 사랑인지. 그리고 지금은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런 사람을 만난 것을. 나처럼 작은 그릇을 품어줄 큰 그릇의 사람을 만난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