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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쓴자 Oct 24. 2021

꼭 챙기세요, 결혼 준비물.

결혼 필수템



결혼에 필요한 것.

신랑 혹은 신부, 배우자. 

그리고 거처 마련을 위한 어느 정도의 목돈과 이제부터는 식장 예약과 신혼여행, 스드메를 위한 준비까지. 결혼을 하기 전의 사람은 생각만으로도 아득할 만큼 준비할 게 너무나 많은 것 같고, 결혼을 한 사람도 이것저것 준비하고 챙길 것이 많아 왜 결혼을 한 번만 하는지 알 것 같단 말이 나올 정도다.

돈이야 무엇을 하든 필요한 요소지만, 이 사람이다 싶은 사람이 있으면 그 이후에는 나의 마음만 잘 준비하면 된다.


무슨 마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지?


그런 얘기 들어보셨는지?

결혼하면 치약 짜는 걸로도 싸우고, 양말 벗어놓는 것 가지고도 싸운다는 말. 농담 같지만 진짜다.

꼭 치약과 양말이 아니어도, 우리에겐 나도 모르게 오래 굳어진 습관과 생각으로 또 다른 치약과 양말 같은 요소가 있어서 그것들이 갈등의 발단이 되기도 한다.

치약과 양말로 희화화되는 신혼의 투닥거림이 긍정적으로는 연애 때는 미처 몰랐던 서로의 다름을 맞추어가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나쁘게는 큰 다툼으로 번지기도 한다.


결혼할 때 혼수보다, 목돈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에게 많이 맞춰줘야지, 이 사람을 많이 알아가야지

하는 마음이 아닐까.


그 사람에게 맞춘다는 것은 나만 맞추고 손해 보는 게 아니라 그 전에는 그런 게 싫었던 나의 작은 마음과 생각이 상대방에 맞추어 나도 넓어지는 과정이다. 눈에 거슬리고 싫었던 상대방의 단점도 시간이 지나면 귀엽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 단점이 장점이 되기도 하는 마법.


결혼을 해서 같이 산다는 것은, 하루 이틀 맛있는 것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여행과는 다르다. '비루한 일상'이라는 말 그대로 나의 초라한 모습, 부끄러운 모습도 보여주고 상대방의 그런 모습 또한 보게 되는 것이다.


결혼하면 '집도 이렇게 꾸미고 둘이 시간도 많이 보내고 얼마나 좋고 재밌을까?' 하는 알콩달콩 꽁냥꽁냥 한 즐거움도 있지만 나만 생각하고 내 일만 잘하면 됐었던 이전의 나에게 더 넓은 세트장(?)이 펼쳐지고 역할도 부여된다. 1인극의 주인공에서 주말 드라마의 주연이 된 느낌.






남자 친구일 때는 이렇게 느껴졌던 사람이,

아들일 때는 저렇구나..

사위일 때는 또 저렇네?

그렇게 상대방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이해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결혼이란 가치관이 충돌하는 경험, 역할에 대한 기대치가 다름을 겪으며 서로에게 맞는 배우자가 되어가는 과정 그 자체다. 큰 집도 자동차도 있으면 좋지만 그런 게 다 갖추어져 있어도 상대방을 이해하고 맞추려는 마음이 부족하면 잘 꾸며진 껍데기일 뿐.



결혼을 생각 중인 사람, 결혼 생활중인 사람도 내가 먼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맞추어보면 어떨까? 서로가 그렇게 맞추다 보면 세상 누구보다 잘 맞는 짝꿍이 되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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