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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챙기세요, 결혼 준비물.

결혼 필수템

by 쓴자



결혼에 필요한 것.

신랑 혹은 신부, 배우자.

그리고 거처 마련을 위한 어느 정도의 목돈과 이제부터는 식장 예약과 신혼여행, 스드메를 위한 준비까지. 결혼을 하기 전의 사람은 생각만으로도 아득할 만큼 준비할 게 너무나 많은 것 같고, 결혼을 한 사람도 이것저것 준비하고 챙길 것이 많아 왜 결혼을 한 번만 하는지 알 것 같단 말이 나올 정도다.

돈이야 무엇을 하든 필요한 요소지만, 이 사람이다 싶은 사람이 있으면 그 이후에는 나의 마음만 잘 준비하면 된다.


무슨 마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지?


그런 얘기 들어보셨는지?

결혼하면 치약 짜는 걸로도 싸우고, 양말 벗어놓는 것 가지고도 싸운다는 말. 농담 같지만 진짜다.

꼭 치약과 양말이 아니어도, 우리에겐 나도 모르게 오래 굳어진 습관과 생각으로 또 다른 치약과 양말 같은 요소가 있어서 그것들이 갈등의 발단이 되기도 한다.

치약과 양말로 희화화되는 신혼의 투닥거림이 긍정적으로는 연애 때는 미처 몰랐던 서로의 다름을 맞추어가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나쁘게는 큰 다툼으로 번지기도 한다.


결혼할 때 혼수보다, 목돈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사람에게 많이 맞춰줘야지, 이 사람을 많이 알아가야지

하는 마음이 아닐까.


그 사람에게 맞춘다는 것은 나만 맞추고 손해 보는 게 아니라 그 전에는 그런 게 싫었던 나의 작은 마음과 생각이 상대방에 맞추어 나도 넓어지는 과정이다. 눈에 거슬리고 싫었던 상대방의 단점도 시간이 지나면 귀엽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 단점이 장점이 되기도 하는 마법.


결혼을 해서 같이 산다는 것은, 하루 이틀 맛있는 것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여행과는 다르다. '비루한 일상'이라는 말 그대로 나의 초라한 모습, 부끄러운 모습도 보여주고 상대방의 그런 모습 또한 보게 되는 것이다.


결혼하면 '집도 이렇게 꾸미고 둘이 시간도 많이 보내고 얼마나 좋고 재밌을까?' 하는 알콩달콩 꽁냥꽁냥 한 즐거움도 있지만 나만 생각하고 내 일만 잘하면 됐었던 이전의 나에게 더 넓은 세트장(?)이 펼쳐지고 역할도 부여된다. 1인극의 주인공에서 주말 드라마의 주연이 된 느낌.




조명.jpg



남자 친구일 때는 이렇게 느껴졌던 사람이,

아들일 때는 저렇구나..

사위일 때는 또 저렇네?

그렇게 상대방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이해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결혼이란 가치관이 충돌하는 경험, 역할에 대한 기대치가 다름을 겪으며 서로에게 맞는 배우자가 되어가는 과정 그 자체다. 큰 집도 자동차도 있으면 좋지만 그런 게 다 갖추어져 있어도 상대방을 이해하고 맞추려는 마음이 부족하면 잘 꾸며진 껍데기일 뿐.



결혼을 생각 중인 사람, 결혼 생활중인 사람도 내가 먼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맞추어보면 어떨까? 서로가 그렇게 맞추다 보면 세상 누구보다 잘 맞는 짝꿍이 되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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