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한번 가기 정말 힘들다._23.5.26
내가 뭐 어쨌다고 다들 나한테 이러는거냐.
1. 어젯밤에 자기 회식하고 늦는다고 늦게 들어오더니, 나를 지나쳐 아이들에게 뽀뽀하려고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그러더니 한다는 소리가 <오늘 뭔일 있었어?>한다. 무슨말이 하고 싶으면 그냥 할것이지.. <뭔일 없었는데> 하자, 대뜸 국얘기를 한다. 국이 쉬었다 뭐 그런소리 같은데, 나는 낮시간이나 저녁시간에 한번만 건너뛰어도 끓어놓지 않으면 쉰다고 말했다. 그리고 쉬었으면 조용히 버리면 될껄 <왜 나한테 말하나ㅜ 지겹다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남편은 <내일 아침에 먹을 국이 없단다> 화난다. 집에 있어도 어머님 쫓아다니며 밭일하지, 이력서 쓰지, 아이학교 다니지, 일이 적지 않다는걸 알면서 왜 저런소리를 할까... 냉장고에 반찬이 수두룩한데ㅜ
그럼에도 나는 일어나 밤11시에 쉰 국을 다 엎고 설거지를 했다. 그리고 미역국을 끓였다.
새벽 6시, 갑자기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더니, 차를 끌고 친정에 내려갈테니 나더러 기차표를 취소하란다. 며칠전에 미리 끊어놓는 기차표다. 열불이 나서 이말저말했다. 그랬더니 자기만의 이유가 또 있다. 아이들은 기차태워 오고, 자기만 차가지고 간단다. 내려가도 이동시 차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새벽 6시부터 짐을 부랴부랴 싸야했다. 캐리어부터 전부.. 짐을 실어보냈다. 밉상이다 정말.
2. 친정에 내려가 있는 동안에 아가씨네가 온단다. 나로써는 신경쓰인다. 하루종일 싱크대, 화장실, 거실, 온집안을 청소하기 바쁘다. 좋은 맘으로 이참에 집안의 묵은때를 지워보자. 하며 5시간 이상을 쓸고 닦았다. 티가 나는지 안나는지 모르겠지만, 내 입장에서 아가씨는 손님이니 애썼다. 차가 없으니 어머님이 아이들을 하원해서 들어오셨다. 그런데 한다는 소리가 <차를 가지고 내려가는데, 돈이 썩어나냐 기차를 타게. 중간에서 만나면 되지. 너네들은 이해가 안간다> 버럭버럭 하신다.
와 열받는다. 속이 좋은 며느리가 아니라서 나도 지쳐서 어머님 하실 말씀 다 쏟아내신 후에 나도 쏟아냈다. <아니 그렇게 돈 생각 하시면서 왜 자꾸 여행가자 소리 하시냐. 그리고 내가 결정한게 아니라 오빠가 생각하고 같이 결정한건데, 돌아올 때 기차표도 다 환불했다.> 열이 받는다.
들어오자마자 버럭버럭.
남편이나 어머님이나 무례하기는 매한가지다. 내가 억울하고 화가 나는 지점은 그들의 무례함때문이다. 배려같지도 않은 배려. 가족들을 위한다는 말.
<너나 잘하세요.> 정말 화가 난다. 자기네들이 화나는 어떤지점에 필터링 없이 말하는. 자기만 바깥일 열심히 하면 남은 집에서 노는 줄 아나. 집안일만 하며 남편돈 받아쓰는 입장도 마음 불편하다. 아니 더 정확히는 그게 정당한건데도 불편하게 만든다. 그들이. 집에 널부러져 있고 싶어도 그들의 뉘앙스나 분위기에서 널부러져 있을수가 없다.
이렇게 탓이라도 해야 정신병에 안걸릴것 같아 주저리해봤다.
p.s: 거지 같은 가족 시스템.이라고 하면 너무 심각한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 가족이 개인에게 굴레가 되는 순간 지옥이다. 나는 이 세상의 모든 가족이 진정한 소통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애씀과 눈치의 연속인 일상이 아니라, 격려와 지지가 바탕이 되는 일상이 가족 안에서 일어나길 바란다. 현실은 가히 살얼음판이지만, 그럼에도 이상을 꿈꾼다. (꿈이라도 있어야 마주볼 용기가 생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