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내 아이를 모르고_23.11.26
아이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
에피소드_1.
노트북으로 유튜브를 본다. 뒤로 오라고 백번 얘기했다. 형이 누워서 보고 동생이 이리저리 자세를 고치다가 형을 건든다. 그러자 형이 성질을 낸다.
<내가 먼저 여기 누워 있었잖아!!!!!!!>
형의 격렬한 외침에 동생이 괜히 머쓱하니까 발도 툭 쳤다. 그러자 열받은 형이 확 친다.
이 모습을 본 나는 뚜껑이 열린다. 동생이 그럴 수도 있지. 야!!!!! 소리가 나가자 형은 미안하다는 말 대신에 자기 손에 있던 젤리를 준다.
동생은 맹구처럼 <형 고마워~~~> 한다.
에피소드_2.
팽이를 혼자 만들다가 성질을 부린다. 엄마인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책에 집중했다. 그랬더니 형이 슬그머니 나에게 설명서를 주며 말한다.
<엄마 이거 한번 읽어보래. 부모님들 읽는 주의사항이 있대>
난 정말 주의사항만 읽었다. 얘 의도를 알겠지만 절대 <도와달라> 말하지 않는 아이에게 도와주지 않았다. 그랬더니 이 아이는 머리를 쓴다. 혼자 갖은 짜증을 부리다가 자기 아빠한테 가서 도움을 요청한다. 뭐라고 도와달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나의 생각으로는 미안한 상황일 때는 미안하다고 말을 하는 거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와달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ㅡ? 그런데 얜 왜 이러는 걸까.>
에피소드 3.
<아... 내가 이 말하면 혼날 것 같은데..>
<뭔데???>
<스파게티를 먹고 싶은데.. 이제 없다고 할 것 같고... 나중에 해준다고 할 것 같고.. 재료도 없고...>
<아놔. 고구마 먹을래>
<응 먹을래>
밤 9시에 배고프다며 난리 치다가 먹지 않았다.
귤하나 먹고 말았다.
하..... 소통이 안된다.
에피소드 4.
형: (색연필을 그려진 그림을 짚으며) 이게 무슨 색이게?? (동생을 놀리려는 의도임)
동생: 분홍색이지
형: 땡!!!! 여기 구름은 파란색이잖아 그러니까 파란색이지
동생: 아악!!!!
형: 그럼 이건 무슨 색 이게???
동생:(모른척한다)
나: 야!!! 그렇게 놀리는데 말하겠냐!!!
에피소드 5.
밤 9시라 티브이를 끄게 한다고 형이 운다. 난 그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다.
나: 야 오늘 하루종일 티브이 보고 게임했잖아. 네가 우는 게 나는 이해가 안 되는데??? 그게 울 일인가??
너 내일도 학교 갔다 오면 3시간씩 티브이 보잖아. 그러면 월화수목금 그렇게 보는데??
형: 엄마 나 학교에서 늦게 오잖아. 내가 학교에 몇 시간 있어?
나:(당황하고 갑자기 시간계산하다가 웃고 말았다)한 10시간 있나?
형:(당당해지며) 거봐 10시간 동안 수업만 듣는데...
그러면 티브이 봐야지!!!!
나: 그러면 지금부터 보고 내가 끄라면 끄는 거다.
형: 와~~ 알았어 알았어
맹구는 엄마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