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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이거 어때?"

거인의 생각법 101 - 행운이 되는 질문

by 와이작가 이윤정

저녁 다섯 시 무렵, 걷다가 저녁도 해결하고 올 겸 외출하고 왔습니다. 남편도 꼬셨지요. 남편이 어디갈거냐 합니다. 날이 더우니 밖에 걸어다니길 싫어하는 남편을 밖에 데리고 나가려면 차를 태워서 가야합니다. 오늘 저녁은 잠실 롯데 몰에 주차하고 돌아다니다가 피자와 볶음밥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왔어요..


텔레그램 SHARE 그룹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참가자는 바로 남편과 저, 단 둘인데요. 각자 상대방에게 도움 될 만한 정보를 알게 되면 링크를 공유합니다. 때론 상대는 전혀 관심 없어할 때도 있지만요.


가끔 둘 다 기분 좋아지는 링크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맛집 공유 링크인데요. 저는 30대 초까지는 돈가스와 중국집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소화가 잘 안 된다는 느낌을 받아서였는 모르겠습니다. 회사에서 점심 먹으러 나갈 때도 중국집만 빼고 가자고 말하곤 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돈가스도, 중국집도 잘 갑니다. 특히 중국집에서는 간짜장을 좋아하는데요. 바로 남편의 영향입니다. 남편은 돈가스도 짜장면과 탕수육 세트를 참 좋아합니다. 아! 물론 허니콤보 교촌 치킨도 좋아하죠.


남편이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서 '간짜장'집이 나오면 항상 링크를 공유해 줍니다. 저는 SNS에서 '탕수육'이 맛있다고 하는 곳이 있으면 남편에게 공유해 줍니다. 아무 말 없이 링크만 딸랑 공유하죠. 말이 없어도 링크를 공유하는 의미는 '이거 어때?'입니다. 여기에 많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셈이죠! "당신이 좋아하니까!" 배우자가 내가 좋아하는 걸 알아서 챙겨주면 어떨까요?


제가 스마트 폰을 잘 활용하는 걸 알고, 남편이 새로운 폰이 나오면 소식을 알려줍니다. 기존 기기가 무거워서 어깨 아파하는 게 안타까웠나 봐요. 새로운 버전이 나오니 같이 가보자고 합니다. 잘 쓰니까 사라고 하죠.


남편은 오래 책상의자에 앉아 있으니 허리가 아프다고 합니다. 의사를 새로 사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 일단 리스트에 담아두고, 의자가 보이면 링크를 공유합니다. 얼마 전에 삼성 디스플레이 전 직원들에게 허먼 밀러 의자를 선물했다는 기사가 있길래 그 링크를 보내줬습니다.


저희 부부는 상대방이 갖고 싶어 하는 걸 발견하면 서로 공유합니다. 그리고 "이거 사!"라고 해주지요.


이 글을 쓰는 동안 남편이 저에게 묻습니다. "우리가 양양에 다녀온 적 있어?" 양양은 안 가봤지만, 몇 해 전부터 유명해진 젊은 서퍼들의 여행지가 되었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삼척과 속초에 다녀왔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제가 함께 다녀온 여행지 중에 어디가 제일 기억에 남느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별로 기억에 없다는군요. 여행을 다녀온 지 너무 오래되서인지, 임팩트가 없었는지, 갈 때마다 힘들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잠시 후 남편이 부엌에 갔다 오더니 "괌, 어때?" 하고 말합니다. 몇 달 전까지 이젠 다시 해외여행 못가겠다고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남편이 좋아하는 여행스타일이 어떤 건지 알거든요. 좋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글 쓰다 갑자기 딴 길로 샜습니다. 챗 GPT에 괌 여행 일정과 비행기 일정, 숙소를 추천해 달라고 질문을 던져 봤어요. 비행시간 4시간, 아름다운 해변과 럭셔리하면서도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을 추천해 주는 군요. 한동안 제가 남편 눈에는 여유가 없어 보였나봐요. 여행 한 번 다녀와야겠습니다.



앞으로도 "여보, 이거 어때?" 하며 삶을 공유하며 살아가려고 합니다. 두 사람 모두 행복한 삶이란, 상대방을 기분좋게 해주는 삶이 아닐까요? 넘치는 사랑보다 아껴주는 마음으로 살아야겠지요.


Write, Share, En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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