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아름다운 그 눈빛에 서린 열정과
앙다문 그 입술에 맺힌 절실함과
섬세하고도 강인한 그 손길에 밴 따스함과
자신에 찬 그 한마디 말에 담긴 소신과
맑디 맑은 그 웃음이 의미하는 감사와...
사랑과...
그런데
그녀가 그어내는 베일 듯 날카로운 선과
그녀가 규정하는 우리의 딱딱한 관계와
그녀가 지고 있는 무거운 부담과
그녀가 내비치는 그 냉소적 반응과...
그럼에도 언제나
그녀를 마음 깊이 동경하는 나와
그녀와 나눈 대화 한마디를 곱씹는 나와
그녀와 함께할 그 짧은 시간을 꿈꾸는 나와
그녀의 행복을 내 것처럼 비는 나와...
불현듯
그 눈빛에 숨은 불안감을
그 입술에 맺힌 절박함을
그 손길에 담긴 눈물의 양을
그 한마디 말에 녹아난 삶의 궤적을
그 웃음에 숨은 고독을 보는 나와...
그렇기에
그녀가 발하는 빛을 키우고자
내 뜨거운 심장의 빛은 어둑이고
그녀의 아픔까지도 품어내고자
내 꽉 찬 가슴을 비워내고
그녀의 마음속 그 높은 벽을 넘고자
대책 없이 부딪히던
내 발걸음의 향방을 거둬내고
그녀가 내려준 선을 이미 넘었음에도
어떻게든 돌이키려
다시 그 선 어딘가를 서성이고 있는 나.
그 모든 것을
나는 좋아한다.
아니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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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는 아닙니다.
Photo by ig @han._.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