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동화
산속에서 겨우 찾은 동굴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긴 전설의 '그 제국'의 유물을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희: "으아아아악!" 그 순간, 내가 기댄 벽이 사라지고 어두 운 통로 속으로 떨어졌다.
거친 움직임이 멈추자 나는 정신을 다시 차리고 주변을 둘러봤다. 어두컴컴하기만 했던 아까의 동굴벽과는 달리 이곳은 전등이라도 켠 듯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희: "세상에 무슨 동굴 벽이..!" 아라베스크 문양과 연꽃무늬로 가득 채워진 동굴벽이 눈에 들어왔다. 더 가까이서 보니 문양들은 시간을 거슬러 전성기를 맞은 제국의 황궁에서 볼 법한 화려한 문양들로 채워져 있었다.
희: "분명해… 덩굴과 연꽃이 서로 엉켜 있는 이 문양.. 아직 학계에서 이름도 안 붙인 그 제국의 문양일 거야..!"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주변을 더 둘러보자 작은 조각상이 눈에 들어왔다.
희: 무희인가?
나는 장갑을 낀 손으로 조심스레 조각상을 살펴봤다. 베일로 절반은 가려진 얼굴, 조금만 들어 올린 팔, 살짝 구부린 손을 가진 무희의 조각상은 금방이라도 움직일 듯 섬세한 몸짓을 가지고 있었다. 무희의 몸짓에선 자유로움과 기품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