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말쯤 우연히 글벗의 행복일기 쓰는 모임 공지를 보았다. 하루에 세줄만 쓰면 된다니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다. 호기심에 댓글로 물어보니 '세줄일기'란 앱도 소개해주고, 주 3회만 써서 카톡방에 공유하면 된다고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종일 바쁘게 흘러가는 삶 속에서 행복을 찾고, 그걸 기록하는 일은 의미 있을 거란 생각에 덥석 신청을 했다. 시작하기 전에 '세줄일기' 앱을 설치하고 살펴보니 꽤 활성화가 되어 있었다. 블로그처럼 개인 공간이 있어서 그럴싸한 소개문구도 적고, 시험 삼아 작성해 보았다. 사진은 한 장만넣을 수 있었고 한 자 한 자 적어보니 정말 세 줄을 넘어가면 더는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뭐든지 처음은 떨리는 법. 처음 행복은 어떤 걸 적을까 고민하다가 출장 중 만난 잠깐의 여유로 시작했다.
2월 1주 행복
2월 첫 주는 출장이야기를 시작으로 좋아하는 선배를 만났던 일, 아들과의 독서모임 약속, 아내와 얽히고설퀸 실타래를 술 한잔에 풀어낸 일 등등 여러 일들이 있었다. 마지막은 구정을 맞이해서 숙직을 마치고 문경으로 떠나는 버스 안에서 읽었던 독서모임 책으로 행복이 마무리되었다.
2월 2주 행복
2월 둘째 주는 구정 때 문경에서 장모님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돌아와 일상을 살아내다가 주말에 올해 첫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마무리는 지인이 우연히 동네 도서관에서 '아빠의 가족독서 모임' 책을 발견하고 카톡으로 보내온 인증사진에서 발견한 기쁨이었다.
2월 3주 행복
2월 셋째 주는 직장 생활에서 만난 좋은 사람과의 행복을 시작으로 아내와 함께 한 큐티를 통한 은혜로운 시간을 지나 팔불출 형님들과 떠난 부산 여행에서의 꿈같은 순간들로 마무리되었다.
2월 4주 행복
2월 마지막 주는 여행 때 너무 달린 덕에 장염이 찾아왔지만 병원 약을 통해 회복한 감사함을 시작으로 옆부서와 탁구시합 승리에서의 짜릿한 기쁨부터 봄이 소리소문 없이 다가온 행복으로 모두 끝이 났다.
일상 생활에 의미를 부여하고, 작은 것에서부터 행복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행복이란 저 멀리 거창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닌 가까운 소소한 일상에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