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깨워드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도 Aug 09. 2022

쓸데없는 일 과감히 없애기 - Waste Busting


회사를 다니면서 다양한 업무 툴을 배웠다.


그중 정말 어느 회사에서나 적용할 수 있는 좋은 툴들도 많이 만났다.


Waste Busting, 쓸데없는 일을 과감히 없애는 이 툴도 그중 하나다.


사실 업무 툴이라고 하기 조차도 너무 거창할 정도로 간단하다.


간단하기 때문에 더 강력하다고 생각하여 함께 공유해보고자 한다.



Waste Busting, 말 그대로 ‘낭비 없애기’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이 웨이스트 버스팅은 보통 함께 일을 하는 팀 단위로 많이 한다.


간단히 15분에서 30분 정도 서서 퀵하게 하는 스탠딩 미팅의 형태인데, 매우 간단하다.


먼저 한 명씩 돌아가면서 본인의 업무 중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업무’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다만 지켜야 할 룰이 있다.


1. 쓸데없는 업무가 왜 쓸데없는지 설명하기 (예컨대 없애도 되는 업무)

2. 이 업무를 없앰으로써 얼마나 많은 시간이 절약되는지

3. 그리고 이 업무를 없애기 위해서 본인이 혼자 2주 안에 완전히 없앨 수 있는지


이 3가지가 이 웨이스트 버스팅에서 제시하고 없앨 수 있는 업무라고 보는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 웨이스트 버스팅을 하면 놀랍게도 아무도 아이디어를 내지 않는다!


평소에는 쓸데없는 일을 너무 많이 한다고 불평을 하던 사람들이 말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웨이스트 버스팅을 리드하는 팀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쓸데없는 일’의 범위를 좀 더 명확히 해줘서 마음 놓고 쓸데없는 일을 쓸데없는 일이라고 얘기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전략적으로 처음 웨이스트 버스팅 때는 팀장이 알고 있는 쓸데없어 보이는 업무 몇 가지를 툭 던진다.


그리고 스탠딩회의에서 팀원들의 호응과 의견을 보고 그 업무를 없앤다.


그러다 보면 사람들은 조금 마음이 풀어져서 편하게 쓸데없는 업무를 없애고는 한다.




실제 예시를 보자. 일반적으로 어느 회사 어느 부서에서 있음 직한 사례들을 선정해보았다.



‘아무도 보지 않는 정기적인 보고서 메일’


한 동료 직원이 이 아이디어를 갖고 왔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매일 본인이 보내는 리포트가 있는데, 아무도 그 리포트를 보고 있는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본인이 조사한 결과 메일을 받고 있는 30명 정도의 사람 중 실제로 업무와 연관이 있는 사람은 10명 정도이며, 그 10명도 그 리포트를 직접적으로 보기보다는 원본 데이터가 있는 시스템에 접속해서 본인이 원하는 형태의 정보만 찾아서 본다는 얘기였다.


이 아이디어를 들은 동료 직원들은 공감했다. 그리고 본인들이 시스템에서 어떤 자료들을 어떻게 가공해서 보는지를 설명했다. 그러자 비슷한 자료를 보는 다른 직원들도 비슷한 형태로 자료를 가공해서 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 자료를 가공해서 보는 사람들의 방법은 가지 각색이었다. 데이터를 분류하는 기준, 요약하는 대표 값들이 제각각이었는데, 갑자기 이 데이터를 이 시스템에서 효율적으로 보는 방법을 서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매일 같이 아무도 보지 않는 보고서를 작성하던 직원이 너무나도 쉬운 방법을 이야기해주었다. 실제로 클릭 몇 번이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었고, 각자 원하는 값으로 선택해서 보기 매우 편한 기능이 있었던 것이다!


 회의를 통해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서 30 동안  보고서를 작성하던 직원은  보고서 메일을 보내지 않게 되었고,  자료를 본인의 업무에 필요로 하는 10명의 다른 사람들도 아침에  데이터를 가공하는 최소 15분에서 20 정도의 시간을 아낄  있게 되었다. 그것도 매일!

그러면 최소한 30분 X 주 5일 + 15분 x 10명 X 주 5일 = 이 팀에서는 1주일에 900분의 낭비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게다가 아침마다 이 데이터 때문에 정신없는 업무를 시작했던 이 부서는 보다 편안하게 하루 일과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쓸데없는 승인 절차’


어느 직원이 이야기했다. 팀장님이 거의 보지도 않고 승인을 하는 일이 있는데, 이 업무를 계속해서 승인 절차를 거쳐서 진행하는 것이 맞느냐고.

승인을 받기 위해서 시간을 맞춰서 기다리고, 찾아가고, 타이밍을 놓치면 업무 자체가 지연되어 다른 부서로부터 컴플레인도 많이 들어와서 힘들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해당 업무를 실제 집행해주는 부서 입장에서는 다시 한번 내용을 확인하고 진행하기 때문에 승인 절차를 생략한다고 해서 특별히 일이 잘 못될 일은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팀장이 듣고 보니 본인이 팀장으로 오면서부터 승인을 하고는 있지만, 절차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해왔을 뿐, 그렇게 집행 부서에서 다시 체크하는 절차가 있다면 팀원을 믿고 승인 절차를 생략해도 된다는 판단을 했다.


그리고 승인 절차를 생략하겠다는 확인 메일을 해당 부서에 전달하여 해당 승인 절차는 생략되었다.


팀원은 본인이 좀 더 신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더욱 책임감 있게 해당 업무를 진행하게 되었으며, 관련해서 간혹 지연되는 것으로 불편함이 있었던 부서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게 되었다.





약 3개월 뒤,


이렇게 굵직한 몇 개의 묵은 아이디어들이 계속 나오다 보면 한 3개월 지나면 더 이상 사람들이 낼 아이디어가 없어지게 된다.

그렇다고 억지로 계속할 필요는 없다.


이미 사람들은 이러한 쓸데없는 일이라고 생각되는 업무를 보면 굳이 웨이스트 버스팅 회의까지 기다리지 않고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웨이스트 버스팅을 하면서 얻게 되는 것은 당장의 쓸데없는 업무들을 없애는 것도 있지만, 이러한 쓸데없는 일들을 멈추자고 얘기할 수 있는 직원들의 태도와 조직의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나중에는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한다.


‘이거 웨이스트 아냐? 그냥 없애는 게 좋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몰입하는 (Engaged)’사람은 빛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