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전화 기피증/ 전화 공포증
일단 '요즘 젊은이'에 대해 정의해 보죠.
MZ세대를 '젊은이'라고 지칭한다면 Z세대들이 너무 억울할 것 같네요.
저는 85년생 밀레니얼 세대입니다. 하지만 Z세대들은 같은 세대의 '젊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럼 지금의 Z세대 - 대략 20대에서 30대 초반까지라고 합시다.
요즘 젊은 이들은 '업무 전화'를 못 한다는 기사를 봤어요.
https://www.mbn.co.kr/news/society/4890987
무려 과외까지 받는다는 소식까지 들었죠.
전형적인 낚시성 기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솔직히 나도 '통화법' 과외해주면서 시간당 60만 원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눌러봤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에 익숙해진 사람들이라는 객관적인 배경설명과 MZ세대 연예인의 경험에 따른 인용구까지 나름 갖춘(?) 기사였어요.
하지만 저는 10여 년 전 첫 신입사원 때 제 모습을 기억해 봤어요.
다른 부서 선배에게 협조를 요청한다거나, 자료를 요청할 때면 긴장이 됐어요.
그때 회사에서 받았는지 선배들의 꿀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화하기 전에 어떤 말을 할지 미리 메모하고 전화를 하라는 팁을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여전히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은 불편했어요.
아니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전화 자체가 불편하다기보다는 불편한 사람들과 전화를 하는 것은 여전히 불편합니다.
옛날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공중전화에서 직장 상사랑 전화를 할 때는 전화를 끊을 때 허리를 굽혀 공손히 인사하며 전화를 끊는 장면도 보았습니다.
이 분들은 MZ의 부모님 뻘 되는 분들일 텐데, 코로나도 없었는데 왜 "콜포비아"가 있는 것처럼 보일까요?
'불편한 사람이 불편한' 너무나도 일반적인 사항을 특정 세대의 결핍인 양 지적하는 것은 너무 불편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불편한 전화가 특히나 불편했던 제게 도움이 되었던 것은, 내가 전화 통화를 통해 (업무 전화일 경우 특히) 달성해야 하는 목적이 있다면 그 목적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신입사원 시절 제가 갖고 있던 전화 걸기 순서도 있습니다.
1) 자기소개 + 상대방 확인 (가끔은 상대방확인 후 자기소개)
2) 안부인사 + 전화를 걸게 된 목적
3) 답변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내가 해야 할 일 확인
4) 감사의 인사를 하며 전화 끊기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는 것은 참 어렵죠.
콜포비아가 있는 사람들은 문자나 이메일로 소통을 하려고 한다는데, 저는 업무적이거나 증거를 남겨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일 경우에는 전화전이나 후에 문자나 이메일로 남기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여전히 불편한 전화는 불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