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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Jan 31. 2023

'이걸요? 제가요? 왜요? MZ 3요 주의보'라니...

아침에 인터넷 기사들을 보다가 헤드라인을 보고 클릭해서 기사 내용을 살펴보았다.


기사 내용을 줄여 말하자면 '요새 젊은이들은 자기주장이 너무 강해' 혹은 '시키는 일에 자꾸 토를 달아'라는 느낌을 받았다 - 물론 기자분의 의견이 그렇다기보다는, 그렇게 회사에서 그렇게 느끼는 상사들이 많다는 것이다.


 MZ세대 이전 세대분들은 '나는 시키는 대로 다 했는데'하는 본인의 사회 초년생 시절을 되돌아보며 이런 생각을 하셨을 것이다.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책임감이 부족하다'라고 느낀다고 했다.


사실 나는 이런 이야기가 절대로 책임감으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왜 이걸 해야 하나요?'라는 말이 '나는 하기 싫어요'라고 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세대 간의 소통이 너무 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왜 이걸 해야 하나요?'는 '나는 하기 싫어요'가 아니라, 정말 왜 내가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하는 질문이라고 먼저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대기업의 임원분들이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제대로 하실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은 것 같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제대로 하려면 회사의 비전과 방향성, 그리고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부서의 전략과 실행 계획 등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전략과 계획을 이해하더라도, 이러한 질문을 하는 개인의 커리어 방향성과 맞추어 이 업무를 하는 것이 왜 본인에게 중요한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이 질문을 하는 "MZ"세대들은 제대로 동기부여가 되어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결코 이러한 태도가 책임감이 부족해서라던가, '배가 불러서'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우리 회사가 어떠한 비전을 갖고 어떠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과 큰 계획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는다.






과거 생산공장에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를 담당한 적이 있다.


회사에서 중요시 생각하는 '안전, 품질, 생산성' 등과 같은 항목들에 대해 생산 현장 직원분들의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조직문화 개선의 목표였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안전, 품질, 생산성을 담당하는 임원 한분 한분과 '이 목표가 달성되었을 때'의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많은 논의를 했다.


그중 '안전'을 주제로 한 사례를 하나 들어보려고 한다.


'안전'을 총괄하는 임원분과 대화를 통해 이 임원 분은 공장 현장 직원들이 안전에 대한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너무 떨어진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자꾸 안전사고나 위험요소가 발견이 되고 있다면서, 당장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내용의 포스터와 표어 등을 공장 곳곳에 붙여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캠페인 활동을 벌이기 이전에, 실제 생산 현장에 계시는 직원 분들이 안전에 대한 의식이 낮은 가에 대해서 확인을 할 것을 요청했다.


각 생산 라인별, 연차별로 여러 분들과 인터뷰를 심도 있게 진행하였고,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들을 종합하자 임원분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내용들이 나왔다.


정리하자면,


1) 안전이 중요한 것은 내가 더 잘 안다. 내 몸뚱이가 재산이고, 내 토끼 같은 자식들이 있는데 내가 안전하지 않은 일을 하겠냐?


2) 맨날 안전이 중요하다고 말은 하면서 항상 생산성만 갖고 이야기한다. 기계가 멈추면 빨리 고쳐야 하고, 뭐든지 빨리 기계를 돌리기 위한 이야기만 한다. 그러다 보니 안전 수칙 다 지켜가면서 업무를 하는 것이 눈치 보인다.


3) 안전수칙이 명확하지 않다. 기준도 없고, 안전 수칙은 있지만 실제 그 안전 수칙을 준수할 수 있는 장비나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위와 같이 정리가 되었다.


실제로 이와 같은 사실들을 확인해 보았더니 실제로 안전 수칙이 불명확한 것들이 많았고, 현장에서는 퍼포먼스만 강조하면서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이 오히려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많았다. 


이러한 내용을 공유하자 임원들은 경악을 했고, 직원들이 부족한 것은 안전에 대한 인식이 아니라 제도적 개선과 안전장비의 확충,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안전수칙을 건너뛰는 상황들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오히려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임원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매우 높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안전 캠페인을 했다면 아무도 그 내용에 공감하지 못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으로 개선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MZ들이 - 여전히 MZ를 묶는 것에 대해 불편하지만 - '내가 왜 이 업무를 해야 하는지' 모른다면, 그 원인이 '주인의식이 부족하다'라고 섣불리 판단하기 전에 과연 그 직원들에게 왜 당신이 이 업무를 해야 하는지 설명한 적이 있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시는 임원분들도 집에 가면 MZ자녀분들이 있을 텐데, 과연 회사에서처럼 '까라면 까야지'라는 말을 자녀 분들이 들으실지 의아하다.


나 역시도 자식들에게 학교나 회사에서 본인이 부당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꼭 질문하고 납득이 가는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가르칠 것이다.



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3/01/31/JNCOJVTXONBYZCLVZHHBEEXPIM/?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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