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사랑
그런 말로 사람을 규정하는 건 옳지 않아. 사람은 그냥 사람으로 보면 되는 거야. - p.48 line 15~16
결혼은 물론 노상규의 집안에서 찬성할리 없었다. 그녀는 그러나, 결혼식이라는 게 꼭 중요하다곤 생각하지 않았다. 오직 그에게서도 도망치고 싶었다. 서산댁에게서도 도망치고 싶었다. 그 시대, 그 세계에서도 도망칠 수만 있다면 완벽하게 도망치고 싶었다. - p.219 line 10~14
그분은, 너의 아버지는 자신의 장모가 어떤 이력을 가졌는지 그것이 세상에 알려질까 봐 두려웠던거야. 숨겨진 역사적 진실을 집요하게 찾아내려는 사람들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 유폐시켜 놓는 거지. - p.275 line 11~14
오해야, 수빈 씨. 싸움이 시작되면 이겨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야.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말이지. 정신대 관련 시민단체들은 왜 쑤시고 다니는지 말해 봐. 필요하다면 서산댁을 끌고 들어가겠다 그거 아니냐구. 서산댁 문제는 불행하고 굴욕적인 우리 현대사의 문제야. 나도 덮어두라는 게 아냐. 하지만 민혜주 씨의 이혼 소송과 관련 지어서 서산댁 할머니를 이용하는 건 잘못이라구. 그것은 그 할머니께 우리들 자신이 또 한 번 죄를 짓는 거야. 과거의 너는 이렇지 않았어. 지금의 네 모습, 네가 가고자 하는 방향, 죽은 서영우 씨도 원하지 않을 거라구 봐. 부디 열을 좀 식혀. 네가 사랑하고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좀 둘려봐. 서영우 씨의 죽음이 준 충격은 이해하지만 너는 너무 편협해졌어. - p.335 line 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