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만들기
비가 오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비가 오고 나면 공기가 맑아지는 거 같아 좋아한다.
사실 휴학해서 비 오는 날에 외출하지 않아도 돼서 좋아하는 게 가장 크다.
비 오는 날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중에 확실하게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1. 꿈속에서 노래를 듣는다.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눈을 감은 채로 시리한테 비 오는 날 잘 어울리는 노래를 틀어달라고 한다. 그 노래를 듣는다. 그리고 다시 잠든다. 꿈에서 들을 수 있도록! 잠깐 자고 일어났는데 비랑 잘 어울리는 노래가 들리면 그리고 포근한 이불 속이라면 그것만큼 행복한 게 없다.
2. Lauv - Julia
몇 년 전부터 생긴 루틴이라면, 비 오는 날에는 항상 Lauv - Julia를 듣는다. 개인적으로 비랑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가사는 잘 모르겠지만(?) 음이 그냥, 비 오는 날에 들어야 된다!라고 말하는 느낌이다. 내가 그렇게 정했다.
Lauv는 paris in the rain이 음원사이트에 올라오기도 전에 좋아했던 가수다.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를 발견하고 몇 번을 돌려서 보고 계속 들었는지 모른다. 결국 유명해질 거라는 건 알았는데 이렇게 유명해지니 처음 발견했던 그때가 까마득한 과거처럼 느껴진다.
요즘은 영화 '애프터 양'을 보고 Mitski - Glide에 꽂혔다. 영화의 분위기는 틀림없이 초여름의 바람을 말하고 있긴 하지만, 노래는 맑은 하늘과 우중충한 하늘을 동시에 생각나게 한다.
3. 창문을 열고 바람에 들어오는 비를 맞는다.
비가 계속 들어오면 바닥이 젖으니 아주 잠깐 열고 있어야 된다. 마음 같아서는 하루종일 창문을 열고 바닥이 젖 든 말든 신경 쓰고 싶지 않지만 결국 치우는 건 나의 몫이다. 손에 아무런 짐 없이 편안한 복장으로 비를 바라보고 맞는 건 즐겁다!
4. 몸을 뜨끈하게 만든다.
가락국수(우동), 샤브샤브, 라면 기타 등등 불어먹어야 하는 음식을 꼭 먹어줘야 된다. 이번에 비 오는 날에는 진라면 컵라면을 먹었다! 그리고 차를 마셔준다. 캐모마일, 페퍼민트, 얼그레이... 다 좋다.
5. 일기를 쓴다.
차가운 바람, 맑은 공기는 뭔가를 끄적끄적 쓰게 만든다. 머리에 있던 생각들을 정리해서 길게 일기를 쓴다. 빗소리가 들리면 더 열심히 써야 할 것만 같다.
6. 아주 아주 짧은 외출을 한다.
바지가 젖어 기분이 나빠지기 전까지, 신발이 깨끗하게 유지될 때까지만 산책을 한다. 투명 우산에 비가 떨어지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특히 애기들이 작은 우산을 가지고 걸어가는 걸 보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