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뒷담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앞담화 ‘자격’이 있나!?
Q. 미혼 장애 여성이
혼자 외출 못하는 이유?!
'경험을 해보니.. 알겠더라. ㅠ'
-퇴원 후 (2004~ )
예전의 나는 땀이 많은 건강한 체질이었다. 하지만 사고로 몸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혈액순환도 안 되고 이제 내 몸의 땀이 모두 바싹 말랐나 보다. 알맞은 재활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지만 그러기엔 아직 세상에 나가기 너무 두렵다.
여러 겹으로 뿌옇게 겹쳐 보이는 '시각장애'가 생기면서 넘어지고 부딪치기 일쑤. 게다가 휠체어 생활로 활동을 못하니 당시 살이 너무 많이 쪘다. 혼자서는 걷기에 버거울 만큼. 차라리 휠체어 생활을 할 때가 덜 힘들었던 것 같다.
어쩌다가 다리를 절뚝거리며 동네라도 걷게 되면 사람들이 나만 쳐다본다.
엄마가 고민 끝에 찾은 처방전이 있었으니 '찜질방'에서 땀 빼기-
퇴원 후 이사할 집을 알아볼 때도 집 근처에 찜질방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만큼 우리는 찜질방이 꼭 필요했다. 일주일에 두 번은 엄마와 집 근처 찜질방.
그날도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찜질방에 갔다. 옷을 갈아입고 습관처럼 엄마 어깨를 잡아 뒤뚱대며
소금 사우나에 들어간다.
"이쪽으로 와서 누워.."
딸이 누울 자리를 먼저 깔개로 만들어주고 곁에 눕는 엄마. 나도 뜨뜻한 자리에 녹녹해진 몸을 눕혔다. 이 따뜻한 기운에 오늘도 쌓인 피로가 풀리는 것 같다. 내가 청소 빨래를 하는 것도 아니고 하는 건 없지만 그래도 늘 피곤하다. 눈을 부치려는데 그때 찜질방 어딘가에서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려온다.
"에휴~ 불쌍해라. 몸도 제대로 못 가누네? 옆에서 진짜 힘들겠어. 그치?~"
그러자 그 말을 듣고
옆의 일행이 말을 잇는다.
"진짜 불쌍하네.
저 여자 '치매'인가?
요즘 젊은 치매환자도 많대.
하튼 안 됐어. 쏙닥쏙닥..."
그 말을 듣고 엄마가 몸을 벌떡 일으키며 그들을 향해 버럭 화를 낸다.
"지금 20대인 애한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그러자 당황한 아줌마들.
"아휴~ 죄송해요.
넘 불쌍해 보이길래 그냥.."
그들은 자신이 생각 없이 내뱉는 말이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퇴원 후 외출을 어렵게 만드는 건 앞을 제대로 못 보게 되어 넘어지고 부딪치는 '돌발 사고'가 아니다. 그렇다고 탈골된 다리로 걷기에 버거운 신체조건도 아니었다.
가장 무서운 건..
나를 '동정'으로 바라보는 그 시선들과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여대는 그들의 '막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