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살고 싶다 #01
합정동으로 이사를 했다.
고대하던 이사 당일, 포장이사를 해서 딱히 내가 할 건 없었다.
근데 이사 후 난 녹초가 되어버렸다.
마치 말라버린 선인장처럼 그대로 침대에 쓰러져 버렸다.
낯선 사람들과 시간을 조율하고, 잔금을 치르고, 전화통화를 하는 것이
내게는 큰 스트레스가 된 것이다.
2년 뒤에 또 이사를 할 생각 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 아파온다.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와서 좋은 점도 있다. 모든 게 새로운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주변 공원, 마트, 편의점, 독립 서점, 카페들이 모두 안 가본 곳이 된 것이다.
이제 천천히 마음에 드는 가게를 찾아, 마음속에 ‘찜’을 해두면 된다.
성격상 혼자 낯선 가게에 들어가는 게 쉽지는 않지만,
용기를 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네 컷 만화와 제 일상 이야기를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합정동에서의 작가 생활을 즐겁게 그려볼 생각입니다.
그 ‘즐거움’이 조금이나마 전달되면 기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