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예전 제 커리어 초창기에 알게 된 한 분의 피플 매니저 분이 생각나서 글을 씁니다.
굉장히 인격적으로 훌륭하고, 일을 잘 하는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누군가에게 아쉬운 소리를 잘 못하셨던 것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타팀과 업무의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Gray Area (애매한 영역)가 분명 발생하는데 팀의 리더끼리 조율이나 논의를 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실무자들끼리 조율을 찾기 어려운 경우엔 결국 팀장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직접 잘 조율해 보세요'라는 말로 개입하지 않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분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도움을 요청하고, 보고하는 것이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그동안의 여러 경험을 통해 말을 해도 도움을 못 받을 거라는 예상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타팀과 일을 할 때 서로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조율하는 과정에서 협의가 안 되는 부분이 생기도 하고, 긴장감도 발생하고, 때로는 언쟁이 필요한데,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팀원들도 나의 매니저가 실무자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려는 의도인지 아니면 오히려 개입하고 싶어 하지 않은 것인지의 차이 정도는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팀원이 팀장을 respect 하고 따르게 되는 것은 멋진 말이나, 이벤트, 회식 등이 아닌 업무에 있어서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누군가 나를 보호해 주고, 어떤 일이 생겼을 때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이구나를 깨다는 순간 나와 상대방과의 관계도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팀장 입장에서 너무 좋은 사람으로 보여지는 것, 인기 있는 팀장이 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팀원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문제 해결을 돕고, 상황에 따라 팀원을 보호해 주고, 타팀과의 조율이 필요할 때 나서 주는 것.
그리고 필요하다면 싸울 땐 싸워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 팀장의 역할에서 더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