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오라는 손짓 한 번에 나는 그 방향으로 흘러들어요
그곳은 빗방울 하나 떨어져 적시는 일 없는데
돌들이 모두 젖어 있어요
무심한 극야를 헤매다
백야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면서
이리저리 굴러다녔을 돌들이어서요
패이고 깨져 작은 돌들이 태어나 태어나
영글어진 자갈밭은
파도에 긁혀 사글사글 울어요
한 시도 마를 날 없었어서
나는 그 돌들을 끌어안으니
내가 울어요
습기와 물기를 다 빨아들여
토해내는 눈물이에요
파도에 긁히고
바람에 굴려져
흩어지는 무게들을 한데 모아야 하는 것들이에요
내 이 모든 돌들을 끌어안아
눈물로 가득 메운 호수를 건설하는 임무에
사명을 다해야 해요
그러다 햇살을 처음 본다는 듯 눈을 뜨고
백야로 뒤덮인 세상을 마주하기를 바라는 나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