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33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Why? (Am I Treated So Bad)와 작업

노라 존스와 크리스천 맥브라이드, 퀘스트러브 협업과 감상에 대하여...

by KEN Feb 10. 2025


한참 머리가 맑을 때(뭔가 정리가 잘 될 때)는 폭주할 때가 있다. 잠을 자도 그 생각만 하고, 자다가 일어나서 정리하고, 그러다가 잠깐씩 까무러치듯 쪽잠을 자고... 
현역에서 물러나고 내란사태로 일상을 잃어버렸다가, 최근 며칠 말 그대로 폭주했다. 현역시절 보고서 작성하며 쪽잠 자던 때와 비슷한 패턴으로 며칠 가더니만.... 몸이 버티질 못했던 모양. 어제는 닭병 걸린 듯 시름시름 녹아내렸다. 쉬는 것만이 약인 상태. 
그러다가 일어나 "의도적으로" 일상을 찾으려 한다. 
그냥 노래나 듣자 싶기도 했다. 
그래서 그냥저냥 그 <듣기> 작업을 해본다. 그렇게 <남들 싫어하는> 노라 존스와 그 친구들을 찾아 듣고 읽고 정리해 본다. 
<소리>를 <음악>으로 (혹은 예술로) 듣는 나만의 방식으로 감상하는 거다. 


음악을 논할 형편이 되지 못한다. 좀 더 정직하게는 그럴만한 깜냥이 안된다.

음악도 모르고 더구나 하는 것은 그저 흉내만 내는 쪽이다. 

그저 잘하는 사람, 멋진 사람들을 보고 들으면서 즐기는 것이 최선인 축이다.


노라 존스의 음악적 형태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다는 것 안다. 

너무 조용하다, 차분하다, 한마디로 너무 단조롭다는 평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점이 가끔은 끌리게 하는 요소가 되기도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한동안은 그녀를 자주 들었다. 

오죽하면 이런 음악에 별 관심 없는 내 옆지기조차 (너무 자주 강제로 듣게 된 덕택에) 그녀의 음악풍을 기억한다. 

그녀의 “Don’t Know Why”나 “Come Away With Me”, “Sunrise” 등은 리듬을 타는 등 아는 시늉을 한다. 옆지기에게 있어서 여성 보컬은, 많은 경우 노라 존스가 기준이 되곤 한다. 

가령 "어?, 저거 노라 존스 풍인데?"라고.


음악적 내용을 알아보기 전에 

앞선 노라 존스의 부정적 평가를 알고 있던 터에 이런 유의 음악을 협업하면서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서로 편안한 대화를 이어가듯 함께 음악작업을 하는 세 사람이 흥미로웠다. 


관심은 그런 (흥미를 느끼는) 지점에서 나오는 것일 테다. 오래전 그러니까 20세기 초 루돌프 불트만도 그런 얘기를 했던 것이 기억난다.(주 1) (여기서 텍스트는 시와, 예술과 문학 등 대부분을 포괄한다고 우선은 보자)

"탐구자의 삶 가운데 기반이 되는 관심"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더 생산적인 내적 질문을 하려 한다면 그 '관심'이란 것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결국 더 깊은 이해의 전제는 "텍스트에서 표현되는 주제와 해석자 자신의 삶 사이의 관계"라고...

노라 존스의 작업을 이해하기까지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그녀가 하려던 작업의 의미라도 이해해 보고자 한다. 어차피 이해라는 것은 객관적이거나 가치중립적일 수 없을 테니까.(주 2)


이런 작업을 하는 전문적인(실력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음악


노라 존스(Norah Jones), 크리스천 맥브라이드(Christian McBride), 그리고 퀘스트러브(Questlove)가 협업한  Why Am I Treated So Bad는 스테이플 싱어즈(The Staple Singers)의 1965년 곡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라이브 커버다. 



배경 (원곡에 대한 역사적 맥락 포함)


브런치 글 이미지 1

Why Am I Treated So Bad』(1965)는 스테이플 싱어즈가 민권운동 시기에 발표한 곡으로, 당시의 사회적 불평등과 억압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곡은 마르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특히 좋아했던 곡으로도 알려진다. (관련 내용을 좀 더 찾아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자. 뭐 이런 행위도 결국 감상의 한 방식일 테니까...)


노라 존스, 크리스천 맥브라이드, 그리고 퀘스트러브는 이 곡을 재해석하며, 원곡의 메시지를 현대화한 것으로 보인다. 원곡의 가사와 역사적 맥락, 그리고 노라 존스와 이 팀의 해석에 대해 좀 더 살펴보자.


가사의 핵심 메시지

“Why am I treated so bad?"라는 반복적인 질문억압받는 사람들의 고통과 좌절을 담고 있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가사는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나쁜 대우를 받는가요?"라는 심리적 울분과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호소다.


(곡의) 역사적 배경

이 곡은 1957년 “리틀 록 나인”(Little Rock Nine)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된다. 아칸소주 리틀 록에서 흑인 학생 9명이 백인 학교에 입학하려 했으나, 인종차별적 반대와 폭력에 직면했던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미국은 법적으로는 인종 분리를 금지했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심각한 차별이 지속되고 있었던 듯하다. 이 곡은 그러한 부조리를 고발하며 민권운동의 사운드트랙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이 곡을 "나의 곡"이라고 하며 특히 좋아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연하게도 각종 민권 집회에서 자주 연주된 것으로 전해지기도 하고.


음악적 특징

원곡은 블루스와 가스펠의 요소를 결합하였다. 

스테이플 싱어즈는 단순한 화음과 반복적인 구조를 통해 메시지를 명확하고 강렬하게 전달하고자 한 듯하다.




노라 존스와 함께 작업에 참여한 아티스트들  


노라 존스: 피아노와 보컬  

크리스천 맥브라이드: 콘트라베이스 연주, 리듬감과 즉흥 연주 능력은 흠... 그냥 멋지다.  

퀘스트러브: 드럼 연주, 재즈에서의 드럼은 중심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역시 이 작업에서도 곡에 리듬감과 에너지는 드럼에서 나오고 있다. [이 자(?)가 비트를 쪼게는 것을 들으면.... 감탄이 절로 나오지(죽이지) 않는가!^^]


   녹음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 작업에서 세 뮤지션은 서로 격려하며 애드리브를 주고받는다. 연주를 계속하면서 어린 시절의 이야기로 농담을 주고받는데.... 사실 이들은 두 개의 라인으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점을 분리해서 (혹은 연결해서) 듣는 재미가 솔솔 한 곡이다. 

하나는 대화로 서로와 주고받는 라인이고, 또 하나는 악기로 서로 대화하는 모습이다. 분명하게 그 감정적 대화를 느낄 수 있는 대목들이 있다. 작업 전체가 그렇다. 쉽게는 6분 이후 크리스와 퀘스트러브가 주고받는... 그러다가 노라를 퀘스트러브가 찾고, 바로 피아노로 응대하는 노라의 연주 등이 아주 쉬운 대화 구분으로 보인다. (정말 흥미롭지 않은가. 이런 점이 내가 재즈에 끌리는 점일 듯. 뭐 그렇다는...^^)


언급했듯이 이런 점은 곡의 후반부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밀 그대로 매력 쩌는(?^^) 부분.

서로가 작업 자체를 그저 즐기는 모습에서도 그렇다.(나만 그런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흠 "그저 부럽다!!!!" 이다.)


다른 사람이 평론한 이 작업에서의 음악적 해석과 의미 (주 3)

"Why Am I Treated So Bad"는 원곡이 가진 사회적 메시지를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되었다. 노라 존스와 그녀의 동료들은 이 곡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며, 음악이 가진 사회적 메시지와 예술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했다. 
    특히, 이들의 연주는 단순히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선 예술적 대화로 평가받니다. 세 뮤지션은 각자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조화로운 앙상블을 만들어내며, 청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주 3)

100% 공감한다. 


하기사 음악에 웬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냥 듣는 게 최선이지. 그저 들리는 데로....




[참고]


(주 1) 루돌프 불트만, <Essays Philosophics and Theological> p. 236

(주 2) 엔서니 티슬턴, <해석학 개론>, p.262

(주 3) James Sissler, <LiveForLiveMusic.com> 2023.9.20 / <udiscovermusic.com> 2023.9.19


표지 이미지 출처) USA TODAY (The Staple Singers: Roebuck "Pops" Staples, with Yvonne, back left, Pervis and Mavis.)

추천 브런치
매거진의 이전글 RICHARD BONA 그를 다시 듣는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