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운전을 좋아합니다.
이슬비 내리는 고속도로를 40여 분 운전해서 와이프가 강의할 장소에 내려 줬습니다.
그러고는 오랜만에 라디오를 듣습니다. 정확히는 손석희의 8/23일 라디오 방송을 유튜브로 듣는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live/3_kscf_NuCk?si=CRBz4-yLikc1geDE
나이 차이가 좀 납니다만 묘하게 정서가 맞닿는 지점들이 있네요.
아마도 1968~9년쯤이었을 겁니다.
당시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돌아온 둘째 형이 부산에서 <별표 전축>을 사 오게 됩니다. 동네에 처음 들어온 전축으로 인해 우리 집은 노랠 들으러 오는 주민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당시 형이 사 온 LP(전축판, Long Playing record)가 50여 장쯤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때를 기억하는 분들의 전언에 의하면 그 LP 수록곡 거의 대부분을 꼬마였던 내가 외워 불렀다는 겁니다. 배호, 패티 김 류의 노래였겠죠.
그 후 1977년쯤, 고등학생이던 누나의 남자친구가 선물했던 분홍색 휴대용 LP 플레이어로 음악을 들었습니다. 아마도 진추하가 부른 <졸업의 눈물(Graduation Tears)>류이었을 겁니다. 물론 ‘폴 모리아 악단’ 등의 음악을 포함해서 말이죠.
그 이후에도 8 track player, TEAC open reel tape recorder 등등 여러 장비들을 사용하면서 음악을 듣고 녹음하곤 했었습니다. 물론, 당시 황학동의 도깨비시장에서 팔던 백판은 LP 보유 목록을 풍성하게 해 주던 주요 공급원이었죠.
오랜만에 빗속에서의 라디오 청취로, 오래 묵혀뒀던 추억을 소환했습니다.
또 다른 형이 당시에는 구하기 힘들었던 스피커 분리형 JVC 카세트 붐박스를 유럽에서 사 왔던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1977-8년 어간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더불어 함께 사 왔던 카펜터스의 카세트테이프는 늘어질 때까지 들었던 기억도 나네요.
비 오는 오후입니다.
모두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멋진 음악과 함께라면 더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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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페이스북 포스팅 내용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