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가을, 그리고 탱고

by KEN

BGM

_ 박정수 (KEN)


빗소리 사이로,

현악기가 미끄러지듯 선율을 탄다.

마치 두 사람의 스텝처럼,

부드럽게 스며드는 음악.


화려하게 솟구치는

이작 펄만의 바이올린보다

이상도 하다.

뒤편에서 휘몰아치는 현들이

더 깊이 흔든다.


여인의 향기에서

알 파치노의 그 품위 있던 스텝처럼,

오늘 하루도 그렇게,

격조 그윽한 하루를 맞이하고 싶다.


마음보다 먼저,

의자의 등받이를 곧추세우고,

자세부터 가다듬는다.


그렇게 뛰는 가슴을 온전히 부여잡으며

여전히 책장을 넘긴다.


아—

누가 음악을 짓고서 한숨을 짓는가.

누가,

글을 쓰며 목놓아 우는가.




Itzhak Perlman & John Williams - Por Una Cabeza, Carlos Gar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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