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라이킷 22 댓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X PLEAT Feb 15. 2022

비접촉시대,
더욱더 매력적인 오프라인 경험

포스트코로나 오프라인 경험의 미래ㅣ 송보령

오미크론으로 신규 확진자가 첫 2만 명 대를 넘어선 지난주, 감염의 위험은 커졌지만 대형 백화점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제주 항공편과 프리미엄 호텔 객실은 매진됐습니다. 왜일까요?

코로나로 인해 소비 경험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대거 전환되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직접 옷감을 만지고, 가까이에서 색을 보고, 제품을 직접 테스트하는 '실제 경험'을 하고 싶어 합니다. 거기에 활동 제한 아래서 보내게 된 밖에서의 귀중한 시간을 보다 특별한 경험으로 채우고 싶어 하는 욕구는 더 강해졌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의 오프라인 경험을 대하는 태도는 이제 오프라인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2021년 이후 많은 봉쇄가 해제되면서 소비심리가 점차 회복되고 있고 선호하는 소비, 관계 등에 대한 인식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들은 새로운 소비행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동∙만남 규제로 제한된 것들에 대한 해소 욕구와, 온라인은 일상적으로 오프라인은 특별한 경험을 위해 활용하려는 인식으로 사람들은 대형 공간 또는 독특한 공간을 더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가끔, 가장 좋은 곳에, 확실하게 쓰기 위해 공유보다 소유 또는 독점적 점유를 원하게 되었으며 다양한 기준으로 공감대와 집단이 형성되는 가운데 가치소비와 챌린지소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활동 인원 제한으로 나와 함께하는 소수 인원에 대한 신뢰와 친밀감은 높아지고 불특정 다수에 대한 막연한 불신과 질병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하고 싶어 하는 니즈로 우리만의 공간 또는 접촉하지 않고 경험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습니다. 여기에 그동안 소비를 자제하고 자산을 축적했던 것에 대한 보상심리와 소비력 상승으로 프라이빗하고 프리미엄한 경험을 소비하려는 행태도 보입니다.

이러한 소비행태를 가진 사람들은 이제 조금 다른 기대와 욕구를 가지고 오프라인을 방문합니다.

기존의 공간을 확장하고, 온전히 느끼고, 안전하고 특별하게 누리고 싶어 하며 그것에 돈을 들이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빠르게 캐치하여 공간을 진화시키는 곳들은 오프라인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새로운 인터랙션 방식을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재정의하려고 합니다. 그 결과 그들은 코로나 여파로 문을 닫는 매장들에 반해 오히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들이 주는 어떤 공간과 경험이 사람들을 더 밖으로 끌어내고 있는지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Theme 1. 제한된 기존 경험을 극대화해 힐링을 주는 공간

#독특한, 대형 공간 선호 #답답함 해소 #자연과 휴식의 가치

① 더 현대 서울 사운드 포레스트 ㅣ ② 아르떼 뮤지엄 초대형 실감형 미디어아트

① 작년 2월에 오픈한 더 현대 서울의 5층 실내 공원 사운드 포레스트는 엄청난 호응을 얻으며 이제 완전한 서울의 랜드마크로 안착했습니다. '창문과 시계가 없다'는 기존 백화점의 공식을 과감히 깨고 천장에서 내려오는 햇살, 나무숲, 지저귀는 새소리로 코로나에 지친 사람들에게 자연이 주는 힐링을 전달하는 이곳은 이제 쇼핑이 아니라 산책하기 위해 찾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② 오감을 자극하는 초대형 몰입형 전시관 아르떼 뮤지엄에서는 자연을 현실보다 더 극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시각, 청각, 후각적 감각을 아울러 '시공을 초월한 자연'을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데, 끝없이 펼쳐지는 오로라 해변 한가운데 서 있거나 눈앞에서 쏟아질 듯 다가오지만 절대 다가오지 못하는 초대형 파도를 마주하는 것과 같은 경험이죠.

③ 아모레 성수 ㅣ ④ 청담동 소선저림

③ 삭막한 공장지대 한가운데 휴식과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공간, 아모레 성수는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라운지로 단순히 화장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아름다움을 느끼는 곳입니다. 오래된 자동차 정비소를 개조한 'ㄷ'자 형태의 건물로 방문객들이 내부를 거닐며 어느 각도에서나 정원을 바라보며 편안한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화장품을 바르며 휴식을 취합니다.

④ 자연 속에서의 휴식 대신 책과 음악을 매개로 힐링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곳도 있습니다. 현대판 문학 서가 청담동 '소선저림'은 비평가, 시인 등 전문가가 직접 큐레이션한 3만여 권의 문학∙예술∙인문학 서적이 있고 프리미엄 체어를 두어 나만의 서재 같은 안락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클래식, 음악영화, 예술영화 등을 선별해 사운드 시어터로 상영하며 청각적 힐링 경험도 함께 제공합니다.

� Insights 1

이러한 현실 공간에서 기대 이상의 기분 좋은 경험은 온라인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을 가져다줍니다. 도심 속 뜻밖의 휴식을 선사하는 공간에서 사람들은 위안을 얻고 조금씩 관계를 회복하고 있습니다. '가고 싶은 곳'이 된 오프라인 매장은 더는 구매를 위한 장소가 아닌 일상적인 생활문화 공간이 됩니다.

Theme 2. 가치를 경험하며 정보가 아닌 감정을 얻는 공간

#새롭고 독특한 경험 선호 #구매가 아닌 경험하러 방문 #소비과정이 아닌 문화향유

① 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 ㅣ ② 티파니앤코 블루박스 카페

① 젠틀몬스터의 하우스 도산은 대표적인 '공간 경험형 매장'의 사례로 꼽힙니다. 건물의 메인 층인 1층을 브랜드 매장이 아닌 작품 전시 공간으로 파격적으로 활용하며 단순히 제품을 구입하러 오는 곳이 아닌, 보고 느끼는 가치를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독특한 점은 베이커리의 빵과 디저트 또한 전시품처럼 진열하여 사람들이 이곳을 매장이 아닌 문화공간으로서 느끼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② 영화[티파니에서 아침을] 원작 촬영지에 오픈된 티파니앤코의 레스토랑 블루박스 카페는 특별하고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선물합니다. 고가의 반지를 살 여유는 없더라도 이곳에서 29달러만으로 티파니만의 화려하고 낭만적인 세계에 빠질 수 있고, 진짜 '티파니에서 아침을' 먹을 수 있습니다. 티파니의 시그니처 컬러인 '에그쉘 블루'로 꾸며진 공간 안에서 사람들은 티파니의 역사와 명성에 걸맞은 우아함과 기품을 느낍니다.

③ 코오롱스포츠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 ㅣ ④ 아더(ADER) 스페이스 3.0 신사 플래그십 스토어

③ 현대미술관을 연상케 하는 코오롱스포츠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달마다 주제를 달리하는 전시로 코오롱스포츠의 브랜드 스토리를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캠핑, 기후변화, 도심 속 트래킹 등 계절, 트렌드, 사회적 상황을 반영한 다양한 주제로 독특하게 기획된 공간은 사람들이 들어와 직접 앉아보고, 걸어보고, 만져보며 자연스럽게 주제 안에 녹아들도록 유도합니다.

④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더 에러(Ader Error)의 플래그십 스토어 '아더 스페이스 3.0'은 독특한 세계관이 접목된 건축, 오브제, 뉴미디어 아트로 공간이 표현되어있습니다. 원형과 직선, 지그재그 형태 등 시공간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구조적인 공간배치는 흥미를 자극하고 사람들을 공간 속 공간 심지어는 다른 차원으로 데려가는 듯합니다.

� Insights 2

최근 브랜드들은 이렇게 제품보다 공간 경험을 우선시하며 사람들이 감각적으로 브랜드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을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체험은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지만, 경험은 정서를 불러일으키고, 공유된 정서는 결국 브랜드 가치로 각인됩니다. 이러한 노력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제품 검색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오프라인으로 찾아오도록 만듭니다.

Theme 3. 더 빠르고 편하게, 새로운 소비 여정을 경험하는 공간

#비접촉식 소비경험 확대 #온라인보다 편한 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쇼핑 여정

① 아마존 오프라인 의류매장 아마존 스타일 ㅣ ② 나이키 첨단 매장, 스피드 샵

① 올해 말 LA에 오픈될 아마존 최초 오프라인 의류매장 아마존 스타일(Amazon Style)과 뉴욕 나이키의 첨단 매장에서는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합니다. 매장을 다니면서 원하는 상품을 발견하면 QR로 스캔해 사이즈와 색상을 선택하고 앱에서 피팅룸을 예약합니다. 룸이 준비되었다는 알림이 오면 앱으로 락을 풀고 그동안 찍은 상품들이 준비되어있는 피팅룸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② 아마존 스타일에서는 피팅 중에 함께 매칭, 교체 등을 위한 다른 의상을 고르면 피팅룸 내 옷장에 추가로 옷이 전달되어 나가지 않고도 계속해서 피팅하는 경험을 할 수 있고 나이키 첨단 매장에서는 계산대에 갈 필요 없이 매장 내 모든 장소에서 셀프로 모바일 결제하고 바로 나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가 나중에 픽업하거나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시도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옷을 사고 구경하는 곳을 넘어 옷에 대한 정보와 경험을 얻는 새로운 형태의 쇼핑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듭니다.

③ 홈 디포 스마트폰 앱 ㅣ ④ 알버트 하인 탭투고

③ 전 세계에서 가장 큰 DIY 체인(철물점) 홈 디포(Home Depot)는 온/오프라인의 상호연결 및 유연한 쇼핑 경험을 위한 스마트폰 앱을 개발했습니다. 온라인에서 미리 담아놓은 상품 리스트와 함께 매장을 방문하면 매장 내 제품의 위치를 알려주어 빠르고 효율적으로 쇼핑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매장에서 상품을 직접 보며 앱으로 DIY 조립 팁이나 고객 리뷰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고 궁금한 것이 있다면 라이브 채팅으로 직원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들을 수 있는 등 오프라인 쇼핑에서의 단점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한 사례입니다.

④ 네덜란드 최대 슈퍼마켓 체인 알버트 하인(ALBERT HEIJN)에서는 '탭 투 고(Tap to Go)'에 등록된 개인 카드를 상품 선반 아래 전자라벨에 갖다 대면 바로 결제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라벨 가장자리가 녹색으로 빛나면서 결제되며, 마음이 바뀌면 다시 터치하여 취소할 수도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사람들에게 편리하고 빠른 쇼핑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알버트 하인이 고객의 구매 행동에 대한 세부 데이터를 얻게 합니다. 그 정보를 통해 각 카드 소지자에게 개별 맞춤형 제품을 제안하는 오프라인 매장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 Insights 3

온라인상에서 몇 초 안에 제품을 훑고, 원하는 상품을 찾을 수 있게 된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도 같은 수준의 편리성을 기대합니다.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고 싶은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이에 대해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책에 접근하는 사례들은 오프라인의 성공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Theme 4. 안전하고 특별하게, 나만의 경험을 위한 공간

#프라이빗, 프리미엄 경험 소비 #1:1 체험 #맞춤형 전문 서비스

① 블루보틀 삼청한옥점 ㅣ ② 코웨이 매트리스 체험매장 슬립케어 잠

① 특별한 음료&디저트 페어링을 선보이는 블루보틀 삼청 한옥점은 카페보다는 체험공간에 가깝습니다. 100% 예약제로 운영되고 하루 3팀만 예약을 받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프라이빗하고 여유로운 티타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각 팀마다 한 명의 바리스타가 배치되어 모든 메뉴에 관해 설명해주며 체험의 질을 높이고 대화를 통해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메뉴를 제공합니다.

② 기존에 잠깐 앉거나 누워보고 고르는 것이 아닌 직접 '자보고' 고를 수 있는 매트리스 체험매장이 있습니다. '코웨이 슬립케어 잠'에서는 약 30분간 실제 수면 환경을 재현한 프라이빗 공간에서 실제 취침해보고 현장에서 구매까지 할 수 있습니다. 누구의 시선도 없이 혼자서 온전히 상품을 살펴보고, 내 것처럼 써보고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매트리스를 고르는 데 있어 사람들에게 매우 큰 메리트가 다가갈 것입니다.

③ 라네즈스테이 프라이빗 투어 ㅣ ④ 다이슨 데모 스토어 뷰티랩

③ 뷰티 브랜드 라네즈의 특별한 소규모 투어 프로그램 '라네즈 스테이'는 소수의 인원이 매장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여유롭고 안전하게 쇼룸의 전 제품을 살펴볼 수 있고, 2층에서는 나만의 맞춤형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데 내 피부에 필요한 성분을 테스트하고 원하는 성분을 고르면 전문가가 나만을 위한 크림 스킨을 현장에서 바로 제조해줍니다. 만드는 전 과정을 고객이 옆에서 지켜볼 수 있고 제작이 완료된 화장품은 바로 고객에게 전달됩니다.

④ 다이슨 뷰티 랩에서는 모발 분석부터 스타일링까지 전문가를 통해 시연받을 수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헤어 맵핑 애널리시스가 고객의 머리카락 샘플을 분석해 모발의 상태 진단 후 관리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이어서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제품을 활용해 헤어 스타일링하며 방법을 알려줍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은 마치 퍼스널한 헤어 풀케어를 받는 듯한 느낌을, 다이슨은 고객들의 모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 Insights 4

감염으로부터의 안전 확보와 프리미엄 경험에 대한 사람들의 니즈가 겹쳐지면서 소수를 위한 독립적이고 보다 전문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이 계속해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기회로 보는 브랜드들은 더 긴밀하게 사용자와 대면하며 정량적, 정성적 데이터를 수집하여 더욱 정밀한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습니다.

언택트 소비가 활발해지는 반면 건강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놓지 않으면서도 물리적 소비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사례들은 이러한 변화에 따른 오프라인 경험 혁신의 필요성과 그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1) 일상적인 생활문화 공간으로 가고 싶은 공간되기

2) 독특한 경험으로 감정을 공유하는 공간되기

3) 온라인보다 즐겁고 편한 공간되기

4) 프라이빗하고 특별한 경험을 위한 공간되기

이 전략들의 공통점은 오프라인 공간만이 줄 수 있는 감각적인 경험을 극대화해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올만한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은 앞으로 고객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과 같은 부가가치를 제공해야만 합니다.

그렇게 오프라인에서 성공적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확보했다면, 이제는 온/오프라인 채널이 융합된 통합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단계로도 나아갈 수 있습니다. 디지털과 물리적 채널에서의 쇼핑 경험이 하나의 경험으로 통합 설계되려면 각 채널에서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지, 전체 소비 여정에서 어떤 시점에 어떤 데이터 활용이 가능할지 구체적인 설계가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지금의 공간에 대한 정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사람들이 하게 될 경험의 형태 또한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지속해서 공간의 변화를 감지하고 새로운 기회에 접근하는 역량을 가진 곳이 시장의 강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코오롱스포츠 한남 플래그십스토어1, 2

*아더(ADER)스페이스 3.0 신사 플래그십스토어

*아마존스타일(Amazon Style)

*나이키 첨단 플래그십매장, 스피드 샵

*홈디포(Home dep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