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도 감각이더라

by 주나

10일 만에 요가원에 갔다. 무릎 통증~다리 앞쪽 긴장으로 인해 병원을 오가느라 좋아하는 요가는 미뤘던 상태. 10일이 뭐가 오랜만이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몸을 쓰는 법은 매일 익혀도 과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약간의 부채감이 쌓인 채로 수련을 시작했다. 내가 다니는 요가원은 하타요가로 80분을 수련하기 때문에(+차담까지 하면 100분 가까이) 전후 일정이 여유로울 때 갈 수 있다. 그런 날을 다시 잡기까지 10일이 걸렸다.


요가 자세의 이름, 선생님이 주시는 가이드가 생경하게 느껴졌다. ’왜 전처럼 잘 집중이 안 되는 거니 ‘ 하며 불평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그렇지, 명상하듯 내 몸 구석구석을 스캔하고, 근육과 뼈가 분리되거나 펴지거나, 틀어지거나 잡히는 것을 느껴 정신이 몸에 침잠하듯 빠져드는 상태를 좋아했었지. 몸이 가상의 공간처럼 팽창하고 수축하는 것, 숨을 쉬는 것을 의식적으로 조절하고 바라봄의 상태로 머무는 것이 좋았지. 요가 후에는 밑미 노트에 기억에 남는 자세와 수련하며 든 생각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었지. 집까지 버스 타고 오는 길에 명상하는 기분이 유지되어 좋았지.’


요가원을 자주 다닐 때는 당연하게 배어 있던 생각이 다시 살아났다. 마치 감각기관처럼.


좋아한다는 것도 계속 입력해 줘야 뇌에서 기억하고 저장 공간을 확보해 놓는 것 같다. 나 이거 좋아, 이거 할 때 행복하고 편안해. 과학적으로 검증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야 뇌에서도 신호를 계속 보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면적을 넓혀주는 것 같달까. 깨우지 않으면 사라지는 감각과 비슷하다.


좋은 건 잊지 않도록 계속, 자주 알려줘야지. 좋은 것보다 나쁜 것을 더 오래 기억하게 되니까. ‘네가 좋아하는 거 여기 있어!‘ 필요할 때 꺼낼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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