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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라 Jan 21. 2021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현명한 선택을 위한 조언


제가 어릴 때의 이야기입니다. 저에게는 친구가 한 명 있었습니다. 힘이 세서 가끔 어려움이 처한 나를 도와주기도 하고 공부도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보다 더 힘이 센 친구가 전학을 왔습니다.학교를 마친 뒤 집에 가는 길에 2명의 친구가 급작스럽게 싸움이 붙었습니다. 2명의 친구는 모두 나에게 자신의 편을 들어달라고 하였습니다.  나와 친하던 친구는 싸울 때 자신을 도와달라고 하였습니다. 전학 온 친구는 내가 그 친구의 편을 든다면 나 역시도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힘을 합쳐봤자 전학 온 친구를 이기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의리를 지키자니 힘이 센 친구에게 맞을 것 같고, 맞지 않자니 친구를 버리는 것 같고, 정말 고민이었습니다.
전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이 문제를 누군가가 상담해온다면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요?

이 이야기는 병자호란의 이야기입니다.

병자호란 당시의 이야기로 바꾸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임진왜란이라는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전쟁이 있었습니다. 이 전쟁에서 조선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조선에 다시 커다란 문제가 생겼습니다. 임진왜란을 겪은 후 명나라의 힘은 약해지고 이 틈을 타서 청나라의 힘이 강해졌습니다.

명나라는 예전에 자신이 조선을 도와주었다며 자신을 돕기 위해 군사를 보내달라고 했고, 힘이 강해진 청나라는 명나라를 침략하여 중국을 통일하기 위해 조선에게 명나라와의 관계를 끊고 형제의 나라로 지내 달라고 했습니다.

명나라와의 요구를 들어주자니 힘이 강해진 청나라의 침략을 받아야 하고, 청나라의 요구를 들어주자니 의리 없는 나라가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분이 조선의 임금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요?>

정답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역사는 2가지 선택에 대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광해군과 인조라는 두 명의 왕은 다른 선택을 하였습니다.

당시 왕이었던 광해군은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 않는 중립외교를 선택하였지만, 명나라와의 의리를 주장하던 신하들은 광해군을 쫓아내고 인조를 왕으로 세우면서 명나라를 도왔습니다. 

그 결과 청나라는 조선을 두 번이나 침략하였으며, 조선은 수많은 백성들이 죽고 청나라로 끌려가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옆으로 꺄악~꺄악~ 롯데월드의 즐거운 비명 소리가 들리고, 한쪽으로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123층의 롯데월드타워가 보이는 곳!  380년여 년 전, 인조는 남한산성에서 걸어 내려와 이곳에서  청나라 황제에게 항복을 하였습니다. 항복의 표시로 왕이 무릎 꿇고 엎드려 땅에 머리를 대고 절을 하였는데, 이 일을 삼전도의 굴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명나라에 의리를 지키자는 주장은 계속되었으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피해를 복구하기도 전에 전쟁준비를 하며 백성들을 힘들게 하였습니다.

결국 나라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잘못된 판단이 수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한 것이지요. 

<그림 출처: 한국문화원 연합회 : https://ncms.nculture.org/righteous-army/story/4057 >


삼전도비는 세워진 후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안 부끄러운 역사라는 생각에 물에 빠트려지고, 땅 속에 묻히고, 페인트로 낙서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끄러운 역사일수록 잘 기억하여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자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렇게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부끄러운 역사니 부수어서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다시는 그런 일을 겪지 않도록 잘 보관하여 항상 기억하고 준비해야 된다고 생각하나요?

훼손된 삼전도비 

사진출처: 뉴시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003&aid=0000310247


언젠가 적어두었던 삼전도비에 관한 글이다. 전에 적었던 글(https://brunch.co.kr/@xsw23edc/5)이 어른들을 위한 글이라면 이 글을 아이들에게 읽히도록 쉽게 쓴 글이다. 실제로 아이들을 데리고 남한산성과 삼전도비 답사를 갔을 때 버스에서 <제가 어릴 때의 이야기입니다~>로 설명을 하였고,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었던 기억이 난다. 


삶은 선택의 문제이다. 역사를 이해한다는 것, 공부를 한다는 것은 선택의 기준을 정립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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