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1
양갱이는 높은 곳에서 아래로 이동할 때, 몸을 돌려 뒤로 내려온다. 참 기특하다.
다치지 않고 내려올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길래 6개월 때부터 몇 번 몸을 돌려주기도 하고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당연히 우리의 시범은 본체 만 체였고 앞으로 내려오려 했다. 고작 몇 번 가르쳐보다가 말았다. 높은 곳에 있는 아이를 혼자 둘 리도 없고 이제 양갱이는 높고 낮음을 이해해서 함부로 낭떠러지로 돌진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 7개월 즈음에 침대에서 낙상하고 난 뒤부터지 않을까.
양갱이 침대 아래에 넓은 방석을 깔아 두었다. 매트리스 높이에서 떨어져도 다치진 않지만 자다가 봉변당하면 얼마나 아프고 놀라겠는가. 이 방석 덕분에 양갱이는 스스로 내려오는 법을 터득했다. 매트리스에서 몇 번을 내려오다 고꾸라지더니 얼마 전부터 몸을 돌려 다리부터 내려오기 시작했다. 본인도 이게 안전하다고 느끼는 거 같다. 다리부터 내려올 때마다 폭풍 칭찬을 해줬다. 스스로 터득한 게 정말 기특하다. 그러더니 내려올 때마다 뿌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당연히 처음 본 것마냥 폭풍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스스로 고꾸라지고 넘어져 보면서 배우는 게 확실하고 빨리 깨닫는다는 것을 다시금 알았다. 그렇지만, 모든 게 그렇게 해결될 일이던가. 지인의 아기가 돌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문틈에 손이 끼어 손가락이 부러지고, 뜨거운 가습기에 손댔다가 화상을 입었다. 남의 아기라도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 아기도 엄마도 크게 배웠겠지만, 모든 것을 다쳐가면서 배울 순 없는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