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출구를 닫지 못한 이별에 자꾸만 미어지는 기억을 왔다 갔다 하고 있다. 나는 가끔 사랑을 멈추고 있었다. 작은 적막은 그냥 두면 무서운 속도로 커진다. 우주에 빗대면 우주만큼이고 달에 빗대면 달 정도로 커진다. 가만히 둘 수 없어 노래를 틀거나 아무 말이나 중얼거린다. 사랑도 똑같았다. 그렇게 작았던 소리는 나의 삶의 가장 큰 부분이 되었고 데일만큼 뜨거웠고 아무런 소리가 없이도 마음 한쪽에 퍼지며 온 마음을 쓰리게 만들었다. 그 사람과 같이 들었던 노래를 모두 기억한다. 우연히 알고리즘으로 흘러나오면 가사와 멜로디 한 올 한 올이 모두 나를 가르치고 있다. 여기서 나는 슬픔과 과거 그리고 이별에 대해 더 배운다. ‘알레프’의 노래 중에 ‘네가 사랑한 것들을 기억할게’라는 노래가 있다. 원래 모르던 노래고 그 사람 덕분에 알게 된 노래다. 같이 종종 들으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날 귀여운 호들갑을 떨며 이 노래의 원래 가사를 알았냐며 후렴 부분의 가사가 ‘사랑해’가 아니라 ‘살아내’라며 알고 들으니 그렇게 들려서 가사가 너무 좋다고. 가사에 더 젖을 수 있는 사람. 더 많이 살아갈 당신이 낯설지 않게 이 노래의 가사처럼 나는 당신을 기억하며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