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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운 Oct 19. 2022

가족사진

가족사진을 찍었었다. 나의 인생 첫 가족사진. 집에서 하얀 벽을 배경으로 장난도 치며 그 모습을 전부 담았다. 그 사람과 사랑스러운 고양이와 함께 셋이 찍었다. 너무 풍성한 사랑에 행복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 투성이었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었다.


나도 가족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사람이었다. 따뜻한 눈빛을 가진 사람. 지나가는 모든 동물에게 인사하고 걱정을 해주는 사람. 그 동물이 생각난다며 보고 싶다고 하는 사람. 그 예쁜 마음이 변치 않기를 바란다.


지인의 야외 결혼식을 보며 마음이 꿈틀거렸다. 나도 저런 결혼을 할 수가 있을까. 내 옆에 누군가와 아름다운 사랑을 약속할 수 있을까. 결혼은 사랑의 결실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현실과 이상을 매만지며 반려자가 될 사람을 깊게 바라보며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질문과 불안으로 도배된다. 항렬이 부여되는 것보다 그 사람을 특별하게 대해주고 싶었다. 나의 방식을 강요한 적은 없지만, 기대하고 바라는 것부터 사랑이라는 전쟁이 시작되는 걸까. 사랑은 어긋난 순간부터 정답을 찾게 된다. 정답이 없음을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가족이 되는 건 무너지더라도 함께 무너지고 일어나 성공을 맞이하는 것도 함께 축하를 나누는 일이 되는 걸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사랑으로 벌어지는 결혼이 내게는 아직도 먼 이야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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