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목차: 정보와 하이퍼링크]
1장. 정보
♬ 정보란 무엇인가
- 지식을 데이터와 다른 요소로 보는 관점이 대세다
-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정보란?
- 정보는 지식과 수용자의 관계 속에서만 생긴다
♬ 지식 vs. 정보
- 고속도로 표지판 ‘북쪽 방향으로 서울 12km’
♬ 지식정보와 지시정보
- 지식정보는 정보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 현대사회는 지시정보의 사회
- 정보 가치
♬ 정보는 OO이다
2장. 하이퍼링크
(생략)
[소개글]
- 사실 이 보고서는 '소쉬르적 해석'보다 먼저 쓰였다. 그 초안은 2010년쯤에 <웹 시대의 지성>에도 덧글로 실었으며, 그 뒤로 다음의 보고서로 정리했다. 그런 뒤 오랫동안 창고에 넣어 두었으며, 다시 보고서 놀이를 할 즈음 소논문 형식을 빌려와 여러 방식으로 쪼개어 재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정보 개념의 조정을 위한 소쉬르적 해석' 이후에 다시 진행을 멈추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시간이 없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난 뒤, 그냥 '정보와 하이퍼링크' 자체로 놓아두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를 <정보론>의 2부로 배치했다. 그러다 보니 초반부에는 '소쉬르적 해석'과 겹치는 부분이 약간 있다.
♬ 정보란 무엇인가
『“‘정보’라는 낱말은 주로 컴퓨터와 통신의 관점에서 사용되었지만, 점차 그 사용의 폭과 의미가 넓어져 오늘날에는 경제학적 측면에서 효용가치를 가진 ‘재화’란 의미로 사용되는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기에 이르렀다.” 정보는 정보사회라는 말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중요한 화두다. 그러다 보니 여러 관점에 따라 매우 다양한 종류로 분류된다.』(주1)
우리는 링크된 출처에서 다양한 정보의 유형을 본다. 이러한 정보들은 지식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지식(knowledge)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정신이 어떤 대상을 아는 작용 및 이 작용에 의하여 알려진 내용”이다. 다시 지식은 세 종류로 나뉠 수 있다. 첫째는 데이터(Data)요, 둘째는 상식(common sense) 혹은 일반지식이며, 셋째가 고급‧특수지식 혹은 전문지식(expert knowledge)이다.
다시 데이터는 전문성의 관점에서 전문 데이터와 일반 데이터로 나눌 수 있다. 기록 여부에 따라서 본다면 기록 데이터와 (기록되지 않았더라도 많은 이들이 합의하고 구전되는) 경험 데이터로 분류할 수도 있다. 이런 세분화된 요소가 지식을 구성한다.
이처럼 지식은 그냥 지식으로 보면 무난하지만 심정적으로 그 층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통계 숫자가 적힌 서류와 심도 깊은 학술서의 지식을 같은 종류의 지식으로 분류하기는 어쩐지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원칙적으로 이것 모두가 지식이다. 과격하게 말하면 기록된 모든 것은 원칙적으로 지식이다.
▪ 지식을 데이터와 다른 요소로 보는 관점이 대세다
물론 지식을 데이터와 다른 요소로 보는 관점이 대세다.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유형별로 지식을 여러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위계도 생긴다. 예를 들어 지식의 밀도와 숙련도, 정리되어 있는 상태 등을 고려하여 지식과 데이터로 나누는 경우가 있고, 전문지식과 상식으로 나누기도 한다.
이때 지식은 보통 가장 체계적으로 고도화된 정신적 축적물로 분류된다. 이때 데이터보다는 체계적이지만 지식보다는 덜 체계적이며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정보다(주2).
즉, “데이터 ⟶ 정보 ⟶ 지식”(주3)의 순서로 표현할 수 있다. 이것을 조선시대 신분제도로 비유하자면 “천민 ⟶ 평민 ⟶ 양반”일 것이다. 천민이 일을 하지 않으면 양반의 부귀도 없지만, 언제나 양반이 천민을 하대하듯 콘텐츠로서 지식과 데이터를 똑같이 취급하지는 않는다(주4).
이를 벤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해보면 많은 데이터에서 그보다 적은 정보의 영역이 생기고 다시 그 안에 정보양보다 적은 지식이 생기기 마련이다.
다만 홍성욱은 이러한 분류로는 “무엇이 데이터를 정보로 만들고, 무엇이 정보를 지식으로 만드는지” 설명하기 어렵다고 언급한다. 그에 따르면 정보를 지식으로 바꾸는 데 지식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범주의 오류에 가깝다(주5). 상식과 전문지식의 선후관계 역시 명확히 알기 힘들다. 애초에 상식조차 없던 분야에서 전문지식이 탄생 후 일반적으로 널리 공유하는 상식이 생기기도 하고, 기존의 상식에서 출발하여 전문지식이 탄생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전문지식이 상식과 별개일 때도 있다. 고도로 전문적인 분야일수록 그렇다.
지식이라는 상위개념이 생기지도 않았는데 그 전 단계인 정보를 위해 지식을 사용한다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주6).
▪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정보란?
한편 피터 드러커는 지식과 정보를 특징적으로 연결시킨다. 이를 간단하게 표현해본다면,
다음과 같다.
피터 드러커는 데이터가 지식이 되는데 정보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지식의 전 단계로 정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와 지식과는 다른 영역에 놓고 있다. 정보는 지식과 상호영향을 주고받는다(주7).
그러면서 정보를 지식보다 덜 체계적인 요소로 보고 있다. 그는 정보의 목적에 주목하여, 정보를 누군가에게 알리고자 하는 목적을 지닌 집적물이라고 보는 듯하다(주8). 데이터를 보완하여 지식을 만든다는 점에서 정보의 ‘이동성’을 부각하고 있다.
최근에 주로 거론되는 정보의 특성일 것이다. 대체로 정보는 ‘알림’이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설명된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알릴 내용이 뭔가를 담고 있어야 한다. 정보는 누군가에게 알릴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성’을 띤다는 것이다(주9).
▪ 고급 지식 역시 정보처럼 이동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식은 정보만큼 쉽게 이동할 수 없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에서는 고급지식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수용력을 따지더라도 그 기준은 이제 적확하지 않다. 도대체 어떻게 정보가 지식보다 더 쉽게 이동한다고 할 수 있을까? 요즘 같이 정보가 이동하는 능력이 높아진 시대에 아무리 큰 지식이더라도 쉽게 파일로 만들어서 전달할 수 있다. 때로는 꽤 정교한 지식을 관련 전문 홈페이지에서 구하기도 한다.
솔직히 무엇이 더 쉽게 이동하는 성질을 띠는지 불명확하다. 더구나 쓸모없는 정보는 거의 이동이 없는 데 반해, 사회적으로 관심이 쏠리는 분야의 지식은 쉽게 이동한다. 이동성으로 정보와 지식의 특성을 분류하는 것은 부질없어 보인다.
그래서 나는 피터 드러커가 지식과 정보를 다른 요소로 구별한 점에만 주목했다. 지식이라는 요소에는 데이터, 상식, 전문지식 등이 있지만 정보는 별개의 요소로 인식한 것이다. 이때 정보는 지식과 같이 자신만의 내용을 지닌 실체가 있는 어떤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어떤 조건이 충족될 때만 한시적으로 드러나는 가상과 유사한 관계적 개념으로 파악할 수도 있다.
이 글에서는 정보를 지식과 달리 내용이 아닌 관계에 집중하는 개념으로 파악하고 그것에 중점을 두면서 의견을 펼칠 것이다.
▪ 정보는 지식과 수용자의 관계 속에서만 생긴다
컴퓨터에는 if~then이라는 언어가 있다. 조건이 성립해야 결과가 도출되는 것이다. 수학의 함수식과 같다. 조건을 걸 때 뚜렷한 숫자를 넣지 못하면 답도 확정되지 않는다. 숫자라는 명확한 내용이 없이는 함수 관계는 유보된 채 있을 뿐이다.
정보는 이러한 관계와도 유사하다. 즉 지식은 일정한 조건이 성립할 때 정보로 불린다. 또한 그 조건이 해제되면 정보로서 기능은 없어지고 지식으로만 남는다.
이러한 정보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구성요소로 최소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정보를 구성하는 ‘내용’이다. 데이터든 상식이든 전문지식이든 정보를 채울 내용이 없다면 정보는 무용하다. 형식이 아무리 허술하더라도 수용자가 원하는 내용이 있다면 정보의 첫 번째 요건을 갖춘다. 예를 들어, 하이퍼링크와 같이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극히 기능적인 주소조차도 정보로 포함할 수 있다. 나는 그것을 ‘지시정보’로 분류한다.
둘째, 정보를 담아서 수용자와 연결할 수 있는 ‘매체’가 필요하다. 매체의 파급능력이 뛰어날수록 정보는 널리 퍼진다. 그런 면에서 인터넷은 뛰어난 매체며, 현대사회에서 정보를 유통하는 강력한 도구다. 고전적인 매체인 책 등도 두 번째 요건을 충족시킨다. 직접 설교하는 사람 역시 매체일 수 있다. 어쩌면 사람이야말로 가장 원초적인 매체다. 그런데 만일 매체 자체가 없다면 정보의 내용을 구성하는 지식을 담을 수 없다. 당연히 수용자에게 아무것도 전달될 수 없다.
셋째, 정보를 수용하는 ‘주체’가 있어야 한다. 사실 정보라는 개념에서 이를 수용하는 주체는 이미 상정되어 있다. 즉 정보는 뭔가를 ‘누군가’에게 알리는 것이 본질적인 기능이다. 따라서 수용자가 정보의 내용을 받아들일 때 정보의 유통은 하나의 주기를 완성한다.
여기서 지식을 생산하는 주체가 ‘정보생산자로서 정보를 성립하는 요건에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만큼 생산자는 중요하다.
그럼에도 정보 자체가 성립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절대적이지는 않다. 예컨대 순수한 현상 자체에는 이미 경험 데이터가 있다. 그것 자체가 내용이며 사람은 이를 감각기관으로 인지한다. 그리고 그것에 적절하게 반응한다. 이런 경우 지식을 생산하는 주체는 없다.
대개 지식생산자가 정보생산자로서 기능하지만 지식생산자 없이도 정보가 성립할 수는 있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정보 성립에 있어 최소한의 요소는 아니다.
물론 인위적인 사회 환경이나 인터넷에서는 정보생산자가 정보 유통 과정의 시작점에 있다. 누군가 생산자가 올린 자료를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사용한다. 이때 우리는 ‘정보를 검색한다’고 표현한다.
말하자면 정보는 정보 성립을 위한 요소를 갖춘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그 유통 관계가 끝날 때 정보는 그 기능을 다한다. 비유하자면, 정보는 지식을 포장하는 옷이다. 그런데 한 계절만 입는 옷이다. 계절이 지나면 입지 않을 옷이다. 매순간 정보의 유통이 끝나면, 데이터는 다시 데이터로, 지식은 다시 지식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정보라는 개념은 불안정하다. 확정된 숫자가 없이 새로운 답을 기다리는 함수식 같다.
이때 우리가 흔히 정보라고 부르는 구체적인 대상은 ‘해당 정보를 구성하는 내용, 즉 지식’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인터넷이 활성화되어 있고 개방된 지식이라면 항상 정보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개 이때 지식은 곧 정보요, 정보가 곧 지식이다. 그런 면에서 지식수용자라는 표현은 정보수용자라는 개념과 거의 같다.
사실 수용자는 정보요건이 성립하는 지식만을 수용한다. 우리에게 ‘알려지는’ 자료는 많은 경우, 이미 정보다.
(주1) 홍성욱,『네트워크 혁명, 그 열림과 닫힘』, 들녘, 2002, 초판3쇄, 58쪽 // 구연상,『매체 정보란 무엇인가』, 살림, 2004, 초판1쇄, 11·13쪽
(주2) 홍성욱,『네트워크 혁명, 그 열림과 닫힘』, 들녘, 2002, 초판3쇄, 58쪽 // 구연상,『매체 정보란 무엇인가』, 살림, 2004, 초판1쇄, 11·13쪽
(주3) 홍성욱,『네트워크 혁명, 그 열림과 닫힘』, 들녘, 2002, 초판3쇄, 55쪽
(주4)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모두 사람이다. 거기서 어떤 고결함과 같은 특성으로 신분제를 정당화하기도 했다. 정보에서도 이런 선별적 관행은 있기 마련이다. 기사 속 간단한 지식정보와 학술계의 심도 있는 지식정보의 층을 다르게 분류하곤 한다. 이것을 비판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항상 같은 방식으로 일괄적으로 재단할 순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람의 차별하는 것과 정보를 분류하는 것은 그 무게와 종류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주5) 상식과 전문지식의 선후관계 역시 명확히 알기 힘들다. 애초에 상식조차 없던 분야에서 전문지식이 탄생 후 일반적으로 널리 공유하는 상식이 생기기도 하고, 기존의 상식에서 출발하여 전문지식이 탄생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전문지식이 상식과 별개일 때도 있다. 고도로 전문적인 분야일수록 그렇다.
(주6) 홍성욱,『네트워크 혁명, 그 열림과 닫힘』, 들녘, 2002, 초판3쇄, 55쪽
(주7) 홍성욱,『네트워크 혁명, 그 열림과 닫힘』, 들녘, 2002, 초판3쇄, 57쪽
(주8) 참고인용 : 홍성욱,『네트워크 혁명, 그 열림과 닫힘』, 들녘, 2002, 초판3쇄, 55쪽
(주9) 홍성욱 역시 ‘정보는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성질이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지식은 지식의 소유자와 따로 떼어서는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정보는 혼자서도 시디를 읽으면서 쉽게 습득할 수 있지만, 지식은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이것이 정보와 지식의 큰 차이”라고 지적한다. 그만큼 지식이 고난도의 지적 수용 과정을 거쳐야 함을 의미한다. (홍성욱,『네트워크 혁명, 그 열림과 닫힘』, 들녘, 2002, 초판3쇄, 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