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글 & 칼럼
[목차: 저작권 태양계와 원시블랙홀]
◑ Part1. 지식재산권, 무형자산의 사유재산화
♬ 지식재산권 논의에 앞선 세 가지 전제
♬ 무형자산을 사유재산으로 확보하라
♬ 지식재산권: 기업의 의지가 과도해지면(1)
♬ 지식재산권: 기업의 의지가 과도해지면(2)
♬ 지식재산권: 기업의 의지가 과도해지면(3) ~#3
♬ 지식재산권: 기업의 의지가 과도해지면(4)
◑ Part2. 저작권 태양계와 원시블랙홀
◑ Part3. 몽상, 예술민주사회주의
- 이와 같이,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다소 과도해 보인다는 논란이 일게 한 경우는 주로 기업이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으로 행해진다. 더 심해지면 남의 무형자산도 노리게 된다. 포화 상태의 시장, 혹은 아이디어의 고갈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해서 뺏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고 만다.
- 법적 안전장치가 많이 생기고는 있지만, 늘 갑의 입장에서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때가 많았다.
- 사실 개인들의 삶이 많이 바뀐 시절이 19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오는 시점이었다. 엄밀히 따져 들어가면, 모든 시대가 다 그러겠지만, 온오프라인 공간 개념으로 보자면, 확실히 이 시기는 특별하다.
※ '기업의 의지가 과도해지면' 내용 흐름
- 기업이 다양한 권리를 무형자산화하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 각종 권리가 확립된 현대 자본주의 시대다.
- 기업이 치열하게 자기 권리를 주장하기도 한다. 판돈이 큰 분야에서는 더 첨예하다.
- 그 과정에서 개인의 차원에서도 그런 경쟁적 다툼이 생긴다. 기업이 권리를 남용하거나 남의 권리를 빼앗으려 시도하듯이, 개인과 소비자 역시 이러한 세태에 반응하여 상황을 자기 쪽으로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시도도 생긴다.
- 그래도 대체로 지식재산권의 주체인 기업이 헤게모니의 승자로서, 몇 가지 방식으로 무형자산을 어떻게 활용할지 주도적으로 결정한다. 이때 기준은 어떤 방식이 그 상황에서 최대 이익에 기여하는가 하는 것이다.
- 그리고 점점 그 판을 설계하고 장악할 힘을 지닌 유통업체 쪽으로 무게중심이 넘어간다. 심한 경우엔 지식재산권의 주체조차 부당한 방식으로 유통업자의 통제를 받거나, 쟁점이 되는 지식재산권리를 사실상 빼앗긴다. 지식재산권은 사실상 서구 중심으로 기여하기도 하지만, 유통업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콘텐츠의 하나로 작동하기도 한다. 그래서 거대기업은 유통을 장악하려고 한다.
-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서커스 단장이 챙기는 셈이다. 과격하게 단순화하자면.
이와 같이,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다소 과도해 보인다는 논란이 일게 한 경우는 주로 기업이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으로 행해진다.
더 심해지면 남의 무형자산도 노리게 된다. 포화 상태의 시장, 혹은 아이디어의 고갈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해서 뺏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고 만다. 대기업이 하청 업체의 지식재산권을 교묘하게 약탈하고, 산업 스파이를 통해 경쟁 업체의 주요 무형자산을 빼돌리려고 한다.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한계선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덕 불감증이 겹치면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그런 기업들이 모두 사회적 지탄을 받으며 사라지는 건 아니다. 약간의 논란만을 남기고 오히려 일류 기업으로 생존하는 데에 성공하는 경우도 많다. 페이스북의 콘셉트를 그대로 도용했다는 지식재산권 논란 문제는 비교적 잘 봉합되었고, 앞서도 언급했던 애플의 팔로알토 기술 인용 일화는 지탄을 받을 일은 아니지만, 아이러니한 면모를 보인다.
“사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팔로알토 연구소가 일반에 공개한 연구 성과를 그대로 적용해 놓고 그것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고 하더라도, 그걸 뭐라고 탓할 순 없어요.
다만 특허권이나 저작권 등 무형자산을 발굴하고 강화해 울타리 치는 과정에서 순수하게 자기들의 노력만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공유 정신의 혜택을 입었다는 점에서 보면 아이러니한 느낌이 들죠.”
그런데 정말로 남의 무형자산을 무단으로 활용해서 성장하는 경우도 많다. 혐의가 있었다가 해소되었다거나, 얄밉다는 비난을 들으면서도 남의 공로를 이용하였다 해도 어쨌든 불법인 경우와는 다르다.
대표적으로 개인정보 자체는 분명 시민 각자의 무형자산인데 단지 이것을 사유재산으로 만들 여력이 부족할 뿐이다. 그런데 이것이 기업의 수중에 넘어가면 기업의 가치 상승 용도로 쓰인다. 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해당 사이트 접속률이 높다는 것을 넘어, 그 고객 정보 자체, 그 고객의 소비 패턴 분석을 통한 취향의 파악 등 여러 무형자산이 파생했다. 그 과정에서 불법의 소지가 생기기도 했다. 지식재산권을 강조하는 기업이라고 헤서 늘 개개인의 권리를 보호해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했던 것은 아니었다.
법적 안전장치가 많이 생기고는 있지만, 늘 갑의 입장에서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때가 많았다. 이용 약관 동의만 해도 동의를 선택적으로 할 수도 없다. 그들이 정한 것을 통째로 ‘받느냐 받지 않느냐’ 양자택일만 가능하다. 그런 와중에 명시적이지 않은 지점에서 불법적인 개인 정보 이용과 거래가 생기기도 했다. 세계적인 대기업인 구글에서도 이런 혐의를 받았다. 구글만 그런 것도 아니다.
물론 이것도 초창기에는 매력적인 개척지였다.
물건을 만들어 팔아야 하던 시절, 80년대만 해도 제조업으로 자동차든 선박이든 전자제품이든 건물이든 눈에 분명하게 보이는 상품을 팔았다. 반도체처럼 작다고 해서 눈에 안 보이는 건 아니었다. 그런 초정밀 제품이 부가가치가 높다고 평가해 주었을 뿐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야후나 구글 등은 뭘로 그렇게 돈을 벌 수 있는지 의아하던 때가 있었다. 네이버나 다음도 광고를 붙여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아이러브스쿨이 등장했을 때도 그런 의심이 있었다. 어리둥절했다고 해야 더 정확하다. 야후에 500억 원에 인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믿기지 않았다. 닷컴 열풍의 시대였다.
당시 PC통신이 주목받다가 온라인 환경이 인터넷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접근성이 높은 가상공간에 자기의 사업 아이템을 펼쳐놓을 수 있었다. 이용자가 접근하기도 편할뿐더러, 하이텔이나 천리안 같은 전통의 PC통신처럼, 도스 기반 탓에 명령어를 외워야 할 일도 없었다.
월드 와이드 웹(www)으로 대표되는 인터넷은 금방 절대적인 표준이 되었다. 아이러브스쿨은 그즈음 인기가 있었다.
사실 개인들의 삶이 많이 바뀐 시절이 19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오는 시점이었다. 엄밀히 따져 들어가면, 모든 시대가 다 그러겠지만, 온오프라인 공간 개념으로 보자면, 확실히 이 시기는 특별하다. 집안마다 PC가 널리 비치되기 시작했다. 광케이블, ADSL 등 회선 서비스의 경쟁으로, 인터넷 속도는 하루가 다르게 빨라졌다. 통신혁명의 시대였다.
사람들은 인터넷에 접속하는 시간이 늘었고, 그 안에서도 관계가 형성됐다. 예전과는 삶의 스타일이 확연히 달라졌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야후 등 과거와는 다른 성격의 거대 기업이 세계의 주류가 되었다.
세계 경제의 판도도 바뀌고, 사람들의 삶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