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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Jan 30. 2024

저작권에도 기만적인 요소가 있다 #3

놀이글 & 칼럼

[목차: 저작권 태양계와 원시블랙홀]

◑ Part1. 지식재산권, 무형자산의 사유재산화

◑ Part2. 저작권 태양계와 원시블랙홀

♬ 저작권에도 기만적인 요소가 있다 ~#3

♬ 어째서 지식재산권 중 저작권인가?

♬ 저작권 태양계

♬ 태양계 너머 원시 블랙홀, 탈저작권

♬ 탈저작권과 카피레프트에 관한 주석

♬ 카피레프트여, 수면 위로 드러나라

♬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 문화향유권

♬ 문화적 다양성을 보호해야 할 의무

◑ Part3. 몽상, 예술민주사회주의

소개글 및 상세 목차 더보기


- 결코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닌데, 불평만 하지 말라고 회유한다. 저작권 갑부라는 압도적으로 선명한 예시를 통해서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게 한다. 시장 친화적인 창작만이 살 길이라고 설득한다.
- 사실 저작권 갑부가 될 확률은 굉장히 낮지만, 대개는 허상 같은 로또 당첨을 위해 체제의 규칙에 무기력하게 순응한다. 또는 재능이 없다는 걸 인정하고 더 낮은 대우를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만다.






특히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갈라치기 하듯이, 이간책을 동원한다. 체제는 우리에게 은연중 속삭인다. 아무런 자본 없이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면서, 여전히 이 체제는 건강하다면서, 창의적 노동을 통해 지식재산권 갑부가 되라고.

결코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닌데, 불평만 하지 말라고 회유한다. 저작권 갑부라는 압도적으로 선명한 예시를 통해서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게 한다. 시장 친화적인 창작만이 살 길이라고 설득한다.


한마디로 돈 되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갑부가 된다는 유혹이다. 그렇게 자본주의 논리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대중의 획일적인 성향,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취향만 선택되고 나머지 취향들이 버려져도 된다고 합리화한다. 그렇게 저작권이 문화의 다양성에 기여하지 못하는 역기능의 첨병으로 기능한다. 그게 원래 정당한 경쟁을 통해 의미 없는 것들이 사라질 뿐이라고 윤색하는 셈이다.






“경쟁에서 뒤처진 창의적 노동으론 불허소득자에 가까울 만큼 돈을 못 벌죠. 대중들은 인기 있는 창작자를 불로소득자로서도 선망하지만, 돈 못 버는 창작자를 무용한 예술가처럼 취급하기도 하죠. 창의적 노동이란 이름 역시 성공한 예술가들에게 붙여주죠. 그걸 선망하고 그것만 보죠.

창의적 노동도 양극화되었고, 흔히 창의적 노동이란 시장에서 성공한 분야의 창작을 의미할 때가 많아요. 돈 못 버는 창의성은 환영받지 못하죠.”  


“같은 시간을 노동했는데 어떤 사람은 저작권 작업으로 엄청난 수익을 얻는 거죠. 언뜻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합리적인 면도 있었어요. 그들이 큰돈을 버는 만큼 큰 인기를 누리는 것이고, 그에게 투자했던 관계자도 모두 큰 수익을 올렸으니까요. 광고 모델처럼요. 유명인이 광고를 해주면 그만큼 매출도 올라가잖아요. 그 매출 대비로 모델료를 책정하니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 점에서 자본주의는 간결하고 단순해요. 수요가 있고 거래가 성립하면 그 가격은 인정되니까요. 간편하고 명료한 규칙이지만, 그것으로 문화를 간단히 설명하자니, 그 지점이 자본주의의 균열점이 아닌가 했죠.

일반의 노동과 창의적 노동 간에 어느 정도의 격차가 정당한가 하고요. 아무리 창의적 노동에 가중치를 두더라도, 요즘엔 산업에 순응하는 창의적 노동에 무한대의 가치를 둔다고 봐야겠죠.”






사실 저작권 갑부가 될 확률은 굉장히 낮지만, 대개는 허상 같은 로또 당첨을 위해 체제의 규칙에 무기력하게 순응한다. 또는 재능이 없다는 걸 인정하고 더 낮은 대우를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만다.


“그런 사람들이 위자료로 1천억 원을 주든, 프랑스의 고성을 휴가 때 가기 위해 사든, 섬을 사서 선물로 주고 기념일에 파티를 열든 우리와는 다른 세계에 산다고 할 수 있죠. 행동양식과 간판만 바뀌었지 현대판 귀족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시대의 규칙을 지배한다는 점에서요.”


“아오, 아오, 이놈의 더러운 세상! 내가 멍청한 거지, 내가.”






“일종의 미끼랄까요? 귀족이 주도하던 근대엔 부르주아가 능력으로 자본을 확보하고, 지식인도 중간 계급으로 귀족에게 봉사했죠. 자본과 지식이란 자기 자산으로요.

창의 자본도 현 시스템에 편입되는 데 쓰일 무기였죠.”


“양극화 시대에는 더 절실할지도 몰라요. 돈이 많지 않아도 창의 자본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실력 하나만으로도 세상은 여전히 알아준다고 속삭이는 거죠. 단, 그 실력이 산업의 이익에 부합해야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말이 숨어 있죠.”






나 좀 근엄하고 갑부같지 않소? 실제론 가난했다오.


“자본주의 규칙을 전적으로 수용하여 성공한 사례로서, 저작권 갑부는 너무나 강력한 매력으로 대중 앞에 드러나죠. 어떻게 해야 성공하는지 선명하고 간결하게 가르쳐주죠. 어떤 길을 선택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행복한가를요. 어리석게 자신의 것만을 고집하지 말고 산업의 규칙에 합의해보라고 속삭이는 거죠. 행복해하는 대중의 표정을 보고, 그것을 위해 봉사하는 아티스트의 진정한 만족감이 어떤 결과로 드러나는지를 별 말 없이 보여주는 거예요. 실로 강력하죠.”






“저작권 갑부의 탄생은 문화 콘텐츠의 경제적 효과를 단적으로 상징하는 것 같아요. 특허권으로 성공한 첨단 기업과 함께, 첨단을 이끌 아이콘처럼 느껴지죠. ‘역시 될 놈은 되고 안 될 놈은 안 된다’는 옛 말, 아니, 속된 말이 떠오르네요. (웃음)

능력에 따른 것이라는 정당화는 그럴 듯해 보여요. 실제로 극소수만이 성공하는 것이기에, 실력으로 성공했다는 신화는 매우 특별해지죠. 아무나 그런 재능을 갖지는 못하니까요.”


“부의 양극화 현상이 저작권 영역에선 더 잔인해지는 것 같아요. 둘 다 아무것도 없었는데, 어떤 사람은 부자가 되고 어떤 사람은 저작권 자체가 별 효력을 발휘할 수 없어요. 그 차이는 유명세에 따라 점점 극명해지죠.

실력에 따른 것이니 별 불평도 못 할 것 같죠. 실력으로 그 자리까지 선 사람들을 욕하면 어쩐지 한심한 패배자 같잖아요. 성공한 창의적 노동자에 속하지 못하기에 대중으로선 자신의 노동을 창조적 작업보다 경시하게 되는 부작용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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