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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Mar 11. 2024

지식놀이: 편집인용과 그 사례

칼럼

[목차: 바깥의 글쓰기]

♬ 인용글 활용: 삐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 탁월한 편집: '국화와 칼'과 교양서적

♬ 인용: 교양서 저술 때 유의 사항

♬ 재즈문화사: 교양서 주제 선택 때 유의 사항

♬ 목차 타이핑: 교양서 집필 때 유의 사항

♬ 인용 표기법: 교양서 집필 때 유의 사항

♬ 지식놀이: 편집인용과 그 사례

♬ 놀이글: 혼융인융과 코멘터리

♬ 르포 일기 수집: 교양서를 쓸 시간이 없다면

♬ 미디어비평: 코멘터리의 종류

♬ 트위터에서 보았던 기법 두 가지

♬ SF: 전자책과 링크 기법

♬ 직장인 창작: 미니픽션과 에피소드

♬ 미니픽션

♬ 에세이, 글쓰기의 멀티플레이어

♬ 상호텍스트성: 링크가 너무 많다는 건

♬ 1인칭 문학: 픽션에세이와 사소설

♬ 매드무비와 팬뮤직: 매쉬업과 리믹스

♬ 성경의 글쓰기 방식





♬ 지식놀이: 편집인용과 그 사례

이번에는 나름대로 세분화한 인용 중 특이한 인용 유형들이었던 변용 중 편집인용을 알아보려고 한다.      


정석적인 편집인용은 요약이라고 해도 무방하지만, 때로는 요약 이상의 어떤 역할을 하기 때문에 종종 변용으로 보아야 적합하다. 그래서 대체로 편집인용이라고 묶어버리곤 했다.

내게 편집인용이란, 일단, 단일한 출처에 있는 정보만으로 가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방금 언급했듯이, 요약으로서의 편집인용도 있다. 둘째, 변용으로서의 편집인용이 있다. 요약했지만 다른 맥락에 놓아버림으로써, 문구에 극도로 제약을 가하는 소극적 혼융인용의 성격을 띠는 단일한 출처의 정보다.      


이런 경우 흔히, 마르셀 뒤샹의 <샘>이나 르네 마르그리트의 ‘데페이즈망’ 기법처럼 뜻하지 않는 맥락 속에 넣어 낯설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이런 인용을 하는 경우를 들자면, 부실한 정보를 적절히 편집 압축해서는 그것의 부실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그것으로 정작 그 정보가 논증하려던 것을 논파해버리는 역설적 기능을 하도록 꾀할 수 있다. 변용으로, 패러디의 역할을 한다. 전혀 재료를 변질적으로 결합하지 않고도 이를 성취하는 셈이다. 그런가 하면 군더더기를 제거하고, 철저하게 몇몇 부분을 조합하여, 페이소스를 자아내는 에피소드로 편집할 수도 있다. 또는 그 정보글에서 중요시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주변적인 데서 의미를 찾아내서 부각하여 글을 편집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반드시 어떤 대상을 내파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글의 결을 따라가면서도 의미를 찾아낸 경우다. 이러한 인용 방식으로는 저작권 문제에 저촉될 수 있으니, 본격적으로 공식적인 표현 기법으로 쓰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러한 인식 놀이를 통해서 날카롭게 정보를 수용하는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 <문학 치료> 시 다양한 문학 재료에서 자기만의 언어를 찾아서 재구성하는 놀이도 편집인용과 연관 있다.      


하나의 재료를 썼다면 편집인용이요, 여러 재료를 조합하여 그 문구들의 취지를 잃지 않게 배치했다면 혼합인용이라 부를 만하다. 또 그 재료의 성질마저 변화케 하여 적극적으로 재구성했다면, 혼융인용이라 할 만하다. 블로그에서 이런 정보로만 집대성한다면 꽤 의미 있을 수 있겠다. 아무래도 출판물로는 제약이 있지만, 블로그에서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지식 놀이로서의 편집인용이 있다. 편집인용은 일단, 요약함으로써 텍스트 자체에 집중하고 이것의 본질을 간파하거나 내파해서 전혀 다른 맥락에 놓이는 것으로 쓰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더 적극적으로 나아가다 보면, 그러한 파편적 재구성 정보를 통하여 전혀 다른 맥락으로 나아갈 수 있다. 보통 단일한 편집인용 방식에서 더 나아가, 두 개 이상의 출처를 활용하는 혼융인용에서 이러한 성격을 많이 보인다.

이 경우엔 그 정보가 지닌 최소한의 내용 본질마저도 무시할 수 있게 된다. 놀이로 접근하는 셈이다. 그래서 ‘지식을 가지고 논다’라는 개념으로 지식놀이라고 부른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부르면서 놀이글과 함께 지식놀이꾼의 대표적인 지식 창작 방식으로 분류했지만, 사실 그러한 개념까지 알 필요는 없다. 그건 엄연히 개인적인 분류 체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나의 이론을 옹호하려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파편적인 실용적 기법들을 (필요하다면) 다른 맥락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다른 용도의 실마리가 될 수도 좋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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