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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May 29. 2024

단편 하나 잘 써서 인세 50억 원 되는 몽상

대안 출판(90~93F)

글쓰기 외전: 대안 출판


◑ 전체 원고 흐름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내용 흐름을 보면, 전체적으로 다양한 출판 형식을 경험하고 몽상하면서 지식 생태계의 건강한 시민 참여적 기여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출판을 대해야 하는지 잡담합니다. 그 과정에서 '온라인그라운드, 전자책, 종이책'을 살피게 됩니다.  

- 총 113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90~92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93프레임은 삼행시 <절판된 책과 거듭난 전자책> 지면입니다.






◑ 일기: 전자책 모으기 몽상

자신이 가장 아끼는 소설가의 소설집이 있다고 하자. 그걸 우선 종이책으로 산다. 전자책으로도 산다. 알라딘에서 그걸 다운로드용으로 하나 받아 놓는다. 그건 기존대로 하나로만 인식해서 여러 권 살 수도 없지만, 어쨌든 하나의 콘텐츠를 예비로 받아 놓는다. 그리고 작품집이 너무 좋아서 여럿에게 돌렸는데 점점 경제적 부담이 오고, 그런데 마침 카드용으로도 나온 거다. 팬 서비스로 각 단편, 혹은 히트 단편을 싱글처럼 카드용으로 발매한 것이다. 카드형일 경우 단편 하나에 2000원 정도로 상상한다. 교통카드처럼 나왔는데, 나름대로 여러 디자인으로 나왔다. 3종으로. 그래서 3종 다 샀다. 그걸 사람들에게 그냥 사탕 주듯이 선물로 뿌린다. QR코드로 찍어서 내 서재 앱에 올려놓으면 하나로만 인식되는 게 아니라, 종이책처럼 각자 고유번호가 있어서 다르게 인식된다. 그 콘텐츠마다 조금씩 표지 종류가 다르다. 단편마다 출시될 뿐 아니라 같은 단편 작품이라도 각 커버 디자인이 조금씩 달라서, 우표 모으듯이 모은다. CD마다 다르고 리패키지 음반을 또 내는 기획사를 저주하듯이, 출판문화콘텐츠 패션 굿즈 기업인 과거의 출판사들을 비난하면서도 또 구매한다. 문화인의 취향이라는 것을 은근히 자부하면서.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유명 일러스트레이터가 이 단편들에 영감을 받은 작품을 내고, 이를 액자형으로 판매한다. 거기도 전자책 QR코드가 있다. ‘액자 일러스트+전자책’ 결합 상품인 셈이다. 다이어리도 뜬다. 다이어리를 너무 예쁘게 만들어서, 거기 있는 전자책 QR도 모을 겸 친구들과 다이어리를 공구한다.


패션 달력도 있다. 유명 소설가나 그의 단편 이미지로 채운 달력인데 월마다 대표 단편들의 QR코드가 있다. 단순 굿즈가 아닌 전자책 결합상품이다. 인세는 QR마다 모두 책정한다. 10권의 전자책을 사면 10권이 다 인식되어서 모으는 보람을 느끼게 한다. 우표처럼 모으게 해서 ‘덕부심’을 자극한다. 그 옆에 시인들의 12선 결합상품인 달력도 있다. 달력이 팔릴 때마다 시인들에게 인세가 발생한다.

명함형으로도 제작한다. 거기에 김초엽의 <스펙트럼>이나 <오래된 협약>을 QR코드로 심어 제작해서, 뿌린다. "이 명함 한 장에 2500원 정도 합니다. 버리지 마세요. 소설도 읽어 보시고요. 제 소설은 아닙니다만. 그냥 명함 결합상품으로 전자책 하나 선물 드립니다." 이런 메시지라도 달아볼까?

김초엽의 <스펙트럼>이나 <오래된 협약>이 국민 단편소설이 되어서, 명함판 전자책 결합상품이 1000만 장 나가서, 2500원 중 500원 정도가 작가 통장에 꽂히면, 인세가 한 50억 원쯤 되려나. 단편 하나 잘 써서 기반 잡는 유토피아 몽상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전자책의 가독성, 미적 디자인이 개선되긴 해야 할 거예요. 아직은 종이책이 여러 모로 편하고 미적이죠. 여행갈 때 많이 들고 가야 할 때라면 전자책이 유용하지만요.”






“음악 분야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선총(선물 총공세)’을 보니, 온라인 음원을 한 번만 사지 않고 구매자가 보관하지 않고 선물하는데 선물할 사람도 모자라서, 결국 서버에 선물을 던지죠. 한마디로 계속 음원 하나씩 결제하는데 아무도 갖는 사람이 없어요. 마찬가지로 전자책도 1권 사면 땡이 아니라, 여러 굿즈로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팬덤 효과가 아니라면, 패션으로라도요. 책 장사꾼다운 생각이었지만요. (웃음)”


“명함 결합형 전자책은 짧은 분량에 최적화된다고 봐요. 손님이 받아가서 그냥 킬링타임으로 여기고 툭 2~3일 슬렁슬렁 생각날 때 읽다가 감동을 받는 상상을 하죠. 단편 엽편 시 에세이 등이 알맞은 스타일 아닐까 싶어요. 무겁지 않게 읽는 거죠. 커피처럼요. 폰으로 볼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명함 결합형을 몽상하다가, 결국 이런 걸 하더라도 아이돌 음원을 붙이는 것이 대세가 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런 경우는 팬덤이 선물할 때로 한정될 듯해요. 스트리밍으로 음원 듣는 경우도 많으니, 유명 인기 곡은 다 들을 듯하고요. 희귀 장르의 음원일 때 유의미하겠죠. 그런데 그걸 과연 고객이 들을까요? 막, 그라인드코어, 데쓰메탈 이런 걸 선물로 줄 순 없잖아요. (웃음) 재즈도 마니아 장르고요. 비즈니스 관계에서 아이돌 음악을 선물하긴 어려울 테고요.

문화적인 면에서 교양 센스 등등을 고려한다면 우아하거나 실용적인 내용을 담은 전자책이 선물로 더 의미 있을 수도 있겠어요. 우리나라에선 포지티브 마인드, 힐링, 자기계발, 회화, 명언집이 유행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패션이더라도, 지적 이미지의 출판 콘텐츠를 선물할 수 있다면 더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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