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머무는 시간 28

소임을 위하여..

by 봄비가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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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비 홀로 눈구름과 맞서려고 하지만 별구름 역시 소임을 위해 눈구름이 쳐놓은 결계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간다.>




카페를 나선 별구름은 구름비의 집으로 향했다.

어깨 위로 어둠이 내리고 빗방울이 뒤를 따랐다.

아파트 단지를 들어서자 시간에 어울리지 않게 깊은 어둠의 안개가 진을 치고 있었다.

눈구름의 결계가 시간과 공기를 가두고 성운성으로부터 내려오는 길을 막고 있었다.

옷깃 안에 숨겨둔 예리한 칼날로 결계의 끝을 베어내고 한 발을 들여놓았다.



"왔군."

찬기가 흐르는 거실에서 대치하고 있던 눈구름이 사악한 미소로 말을 뱉었다.

끈적한 땀방울이 흉물의 몰골에 흐르고 구름비와 시선을 맞추며 조금 전과는 달리 긴장하고 있었다.



<별구름, 오면 안 돼.>

구름비는 계속해서 숨소리까지 죽이고 숨긴 말을 별구름한테 전했다.

아직 자신과 성운, 별구름의 이야기를 말하지 못했는데 특무수사로서의 소임을 다한다면 아무 상관없이 죽음으로 눈구름과 맞설 것이다.

명분 없는 죽음보다 구름비는 자식의 위험이 비통하고 고통스러웠다.

그것을 알기에 눈구름도 이 날을 기다렸을 것이다.



현관이 세찬 바람 소리에 쾅!

세찬 울림이 아파트 전체를 흔들고 순식간에 모든 소리가 멈췄다.

"별구름! 왔구나."

눈구름의 목소리가 깨지듯 흩어지고 별구름이 구름비를 자신의 등 뒤로 감추고 옷자락 안에 감쌌다.

<뒤에 계십시오. 어머니.>



<언제부터? 아니 어떻게 알았느냐?>

<아버지가 알려 주셨습니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별구름은 처음 카페에 들어설 때부터 벽에 걸린 그림에 이끌렸다.

카페가 하루를 마치고 구름비가 집으로 들어가면 별구름은 그림 앞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아니,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잠을 자다가 온화한 기운에 눈을 뜨고 기운에 이끌려 그림 앞에 섰다.

자신도 모르게 불려 나온 별구름은 여느 결계와 다른 흐름에 매일 밤 그림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장된 기억은 없지만 설명할 수 없는 온기의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제 끝을 내야 합니다.>

별구름의 등이 넓고 듬직한 것을 느낀 구름비는 조용히 별구름의 결계 안에 몸을 숨겼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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