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머무는 시간 29

검에 가두리.

by 봄비가을바람

"드디어, 정체를 드러내셨네."

별구름은 눈구름 앞으로 한 발 다가섰다.

등 뒤로 구름비의 가늘게 떨리는 온기가 느껴졌다.

<곧 끝날 거예요.>

별구름은 마음의 울림으로 구름비한테 전했다.

"눈구름! 이제 더 이상 여기에 머물 수 없다."

"네가 할 수 있을까. 내 발목을 꺾을 수 있는 것이 고작 너란 말이냐?"

눈구름은 별구름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비웃었다.






"성주님, 별구름을 아래로 보내는 연유가 무엇입니까? 별구름이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별구름밖에 없네. 그자와 맞설 수 있는 수사는."

성운성의 성주는 원로들의 염려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눈구름과 맞서 대응할 자가 없었다.

성운성의 시간으로는 오랜 시간이 아니었지만 눈구름으로 인해 조금씩 불안과 혼란이 일어나고 있었다.

불상사를 막기 위해 아래로 소임을 맡고 떠난 구름비의 실패로 눈구름을 제압할 수 있는 방도에 어려움이 생겼다.

이제 누구도 나설 수도, 할 수도 없었다.

성운성의 성주조차도.



"성주님, 아래에 있는 구름비한테서 별빛이 생성되었습니다."

구름비의 임신 소식이 전해졌다.

성주는 성운성의 기원탑으로 올라가 앞날을 점쳤다.

그리고 답을 받았다.






"검을 부딪쳐보면 알 거 아닌가."

"믿는 구석이 있나 보군."

눈구름은 눈빛에 호기를 담으려 애썼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여기 아래의 시간으로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몸을 숨기고 있었다.

이곳 말로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기운이 새어 나가면 성운성에서 칼끝이 날아와 자신의 목을 겨누었다.

더 이상 숨을 곳도 없고 갈 데도 없었다.

하지만 단 한순간도 아래로 내려온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성운성에서 눈구름은 누구나 그렇듯 혼자였다.

그래서 홀로 사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겼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그런 어느 날, 특무수사 소임을 맡아 내려온 아래의 풍경은 눈구름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혼자 걷는 거리 속 누구도 자신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성운성과 같은 외로움은 아니었다.

살면서 이곳 역시, 성운성과 같은 무리 속 홀로 생활임을 알았지만 되돌리기에 너무 늦어버렸다.

자신을 제압하기 위해 수시로 아래로 오는 특무수사를 해하는 것이 마음 아팠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같은 외로움이라면 이제 익숙해진 이곳의 생활을 선택하기로 했다.



"준비되었는가. 더는 지체할 수 없다."

별구름이 손을 뻗어 빛을 모아 검을 생성하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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